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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밖에 말할 수 없었던 노동자의 현실

김선민 기자l승인2015.05.22l수정2015.05.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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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스 노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배재형 하이디스노동조합 전 지회장의 유서를 12일 공개했다.

배재형 전 지회장은 숨지기 전 동료와 가족, 지인에게 손바닥만 한 수첩에 4쪽 분량의 자필 유서를 남겼다. 그는 죽음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이디스 2·3대 지회장을 지냈던 그는 유서에 "순간의 실수로 인해 투쟁에 찬물을 끼얹어 죄송합니다. 제가 다 책임지고 이렇게 갑니다"라며 "5월 1일에 제가 다 했습니다. 동지들 끝까지 싸워서 꼭 이겨주세요"라고 썼다.

하이디스 노조 측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 4일 사측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공장에 남아있는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하지 않고 시설청정라인을 아웃소싱 하지 않으면 노조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으로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에도 일부 근로자가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공장건물에 입주해 있는 다른 업체들에 손해를 끼쳤다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씨의 행동이 노조에 대한 (사측의) 압박 핑계가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하이디스 노조의 주장에 하이디스 측은 "면담 당시 협박이나 압박은 없었다"며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디스 노조는 “배재형 전 지회장의 죽음은 무책임이 낳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고, 기업과 노동이 상생하지 못하는 어둡고 비참한 현실을 죽음으로 밖에 말할 수 없었던 그 절박함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이디스는 올해 1월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직원 370여명 가운데 공장 유지에 필요한 인원 등을 제외한 310여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지하고 지난달에는 공장 폐쇄를 단행하고 4차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이에 하이디스 지회 노조원들은 공장 폐쇄 조치가 이뤄지고 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경기 이천 부발읍 SK하이닉스 공단 내 하이디스 건물 내에서 '공장폐쇄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선민 기자  cc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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