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주민들이 59년간 사용해오던 농로를 자신의 땅임을 주장하는 A씨가 포크레인을 이용해 뚝을 만들었다.

자신의 땅도 아닌데 마을주민들이 59년간 사용해오던 농로를 막아버린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마장면 작촌리 75-2번지에서 10년째 농사를 짓던 김광수씨는 지난 7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자신이 다니던 농로 한 가운데 길이 70m가 넘는 뚝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뚝은 김 씨의 밭으로 가는 길옆의 밭주인의 아들인 A씨가 자신의 땅임을 주장하며 포크레인을 동원해 만든 것이었다.

사전에 통행을 제안한다는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던 김 씨는 막막했다. 사실 땅주인과 이곳 마을 이장이 동네 사람을 통해 김 씨가 사유지로 통행을 하고 있다며 불편한 내색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마장이 고향인 김 씨는 이 길이 수 십 년간 마을의 농로로 이용되어왔고 마을 주민들 역시 평소 등산을 위해 이 길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천에 거주하는 땅주인의 아들 A씨는 마을 이장에게 부탁해 측량도 없이 무작위로 길을 막아버렸다. 더욱 황당한 일은 김 씨가 시청에 민원을 넣고 측량을 하면서 벌어졌다. 농정과 직원이 나와 측량을 해보니 해당 농로는 A씨의 땅을 침범하지 않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농로는 지적도상 구거로 되어있어 상황에 따라 농로로 사용 할 수 있는 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농사도 짓지 않던 땅을 파 헤쳐 마을 주민들이 60년 가까이 사용해 오던 길을 막아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3천여 평이 넘는 논과 밭은 차량이나 경운기 등이 진입하지 못해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릴 위기에 놓였다. 김 씨의 경우는 산짐승 피해가 많아 휀스를 치고 버섯 농사를 위해 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1억 원가량을 투자했지만 제때 관리를 하지 못해 연간 1억 이상의 손해를 볼 처지에 놓였다.

▲ 마을주민들이 59년간 사용해오던 농로를 자신의 땅임을 주장하는 A씨가 포크레인을 이용해 뚝을 만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A씨는 시청의 원상복구 명령에도 한 달이 넘게 땅을 방치하고 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땅을 통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한 달간 기다리던 김 씨와 피해자들은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A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고향땅에서 텃세 아닌 텃세를 경험한 김씨는 “원만한 해결을 바래왔지만 버섯 농사를 접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인내 할 수 없다”며 고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탑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