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한국전력공사가 신경기변전소 설립 후보지 다섯 곳 중 하나로 이천시 마장면 관리를 선정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이천시가 또다시 후보지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국방부가 추진 중인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이다.

국방부는 지난 8일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과 관련해 수원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는 예비 이전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광주·안산·안성·양평·여주·용인·이천·평택·하남·화성 등 10곳의 지자체가 참석했는데 예비 후보지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천시가 수원 군공항 이전 후보지에 이름을 올린 것 이나 다름 없다.

이천시는 이미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과 특전사 군부대이전 등을 수용하면서 ‘님비’를극복한 희생을 보여준 지역이다. 이천 전 지역이 자연보전권역으로 과다한 규제가 중첩되어 있어 그동안 충분히 고통을 감내해 왔지만 이러한 이천시민의 희생정신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리 오래 남지 않은 듯하다. 신경기변전소 설립 후보지와 수원 군공항 이전 후보지 등 타 지자체가 반대하는 주민기피시설 관련 사업이 있을 때마다 이천시를 후보지로 거론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천시 관계자는 국방부의 설명과 관련해 “중요한 국방사업인데 왜 경기남부권만이 포함됐는지 모르겠다” 며 “이미 어느 정도 사업이 진척된 후 절차상 설명회를 연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또한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한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현재 절차가 진행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결정된 바가 없고 앞으로 지자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입장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군공항이전사업 문제는 후보지로 선정되기까지 여러 위원회를 통해 협의를 거치고 사업적으로 가능한지도 검토해야 하는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하지만 군 작전상 군공항 생존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때 경기남부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인 만큼 이천시는 국방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만약에 상황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안보와 관련된 국가사업이라고는 하지만 늘 희생만 감수하는 이천 시민들에게 또다시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