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민 기자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농•수•축협과 산림조합장 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이번 선거는 조합장을 뽑는 선거부터 부패의 온상이 되지 않아야 민주적인 협동조합이 탄생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첫 선거였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매년 불•탈법 조합장 선거로 인한 무더기 구속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조합장선거가 더욱 다양화되고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번 선거는 너무 강화된 개정법 때문에 또 다른 문제만 남겼다.

선거법 개정초기부터 거론된 유권자들이 후보를 검증할 방법이 없는 ‘깜깜이 선거’, 현직 조합장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선거라는 지적들이 현실화 된 것이다. 이천지역의 경우 현 조합장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후보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문제는 그대로 남았다.

개정된 선거법은 공직선거와 달리 후보자 본인 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합동토론회나 연설회도 금지되어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합동연설회나 공개토론회로 후보자의 정책을 비교할 수 있었던 기존의 선거법과 비교하면 후보자를 알릴 방법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때문에 후보자들은 명함배부, 어깨 띠,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지지호소문 게재, 문자메시지 전송 등 현행 조합장 선거운동에서 허용되는 4가지방법 만으로 자신을 알려야한다.

개정된 선거법이 후보자의 면면을 검증할 기회조차 차단된 ‘깜깜이 선거’로 지적을 받는 이유다. 또한 개정된 선거법은 자신이 출마한 조합 사무소는 물론 병원, 교회, 조합원의 집을 방문할 수도 없어 음성적인 선거운동이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다. 이는 당초 깨끗한 선거를 만들겠다는 취지를 역행하는 결과로 반드시 개선되어야 될 점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처음 치러진 선거에 여러 문제가 도출된 점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강화된 기준이 깨끗한 선거를 만들기는커녕 유권자의 알권리마저 보장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4년 후 선거를 대비해 이미 도출된 문제점은 신속하게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 시대의 필요한 선거는 그저 깨끗한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정책검증과 인물을 통해 준비된 사람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김선민 기자  cc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