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항애 이천저널 대표이사

우리나라 여성은 29.6세에 결혼을 하고 일생 동안 평균 1.19명의 아이를 낳는다고 합니다. 또한 4가구 중 1가구는 여성이 가구주이며 우리나라 여성의 절반이 경제활동을 하고, 취업자 10명 중 7명이 임금근로자입니다.

이제 더 이상 여성의 사회진출 문제를 성별로 나누어 취급하는 발상을 버려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실제로 2014년 여성인구는 2,520만 4천명으로 총 인구(5,042만 4천명)의 50.0%를 차지해 남녀 인구비율이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980년 총 인구의 49.5%를 차지했던 여성인구가 꾸준한 증가세를 거쳐 올해에는 남성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는 여성의 취업과 사회활동을 성별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알게 모르게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 전반적인 사회분위를 기초부터 변화시켜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됩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의 취업은 사회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필자는 드라마 ‘미생’을 통해 직장 속 여성들의 현실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미생’에는 두 슈퍼 우먼이 등장합니다.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의 알파걸(남성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성) ‘안영이’와 잘나가는 워킹 맘 ‘선 차장’. 강인함으로 중무장한 이 둘은 남성 일색인 종합상사에서 끈질기게 버텨냅니다.

그리고 ‘에이스’가 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고뇌는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언어폭력•성차별을 참아내야 하고 일과 가사•육아를 병행하며 회사 눈치까지 봐야 하는 버거움과 서러움이 바로 그것입니다. “워킹 맘은 죄인이다”며 자조하는 선 차장의 이야기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는 것은 대한민국 여성 직장인들의 현실과 좌절, 그럼에도 존재하는 희망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조사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취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는데요 미취학 자녀가 있는 여성 10명 중 9명(90.9%)은 "직업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또 취업 시기에 대해서는 38.0%가 '가정 일에 관계없이' 계속 취업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여성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미취학 자녀가 있는 여성의 72.8%가 꼽은 '육아부담'인데요. 워킹맘 4명 중 3명(74.5%) 과 전업맘 71.7%도 '육아부담'을 꼽았습니다. 반면 미취학 자녀가 없는 여성은 '육아부담(51.0%)', '사회적 편견•관행(17.6%)', '불평등한 근로여건(11.3%)'순으로 응답했습니다.

이는 OECD 국가 중 여성고용률이 최저 수준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는데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성 고용률은 53.9%로 OECD의 평균(57.5%)에도 못 미치며 OECD 회원국 34개국 중 25위 수준입니다. 때문에 여성을 성별이 아닌 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해 지역과 사회발전에 필요한 인재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들의 활동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는데 육아부담과 성차별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여성의 사회 진출에 있어 장애요인이 된다는 점은 큰 아쉬움입니다. 하루 빨리 정당성 있는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을 바꾸고 나아가 국민들의 삶을 변화하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이천저널  icjn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