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에 ‘독자생존 어렵다’ 폐쇄방침 통보
노조 측 “대만 본사 방문해 항의투쟁 불사”

이천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이디스가 근로자는 물론 이천시민의 경영 정상화 염원에도 불구하고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장폐쇄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 측은 “정리해고를 수용할 수 없다. 대만 본사를 방문해 항의 투쟁 등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이천시 등에 따르면 TFT-LCD 제조업체인 하이디스테크놀러지(이하 하이디스)는 고용노동부에 ‘생산라인 및 공장 폐쇄’ 방침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사측은 “그동안 외부 신규투자는 물론 M&A 등을 추진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특히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채 자구노력을 폈으나 사실상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디스는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하이닉스)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 비오이에 매각됐다.

그러나 비오이는 기술을 공유한다면서 양사의 전산망을 통합, 4천331건의 기술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뒤늦게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고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회사는 2006년 부도 처리됐다가 대만기업인 이잉크(E-ink)가 인수했으나 최근까지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는 하지 않고 하이디스 기술을 빼갔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하이디스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희망퇴직하면서 과연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이번 폐쇄방침은 하이디스가 취득한 특허 로열티와 건물 임대료만 챙기려는 행위”라며 “지난해 수백억원의 흑자가 난 것으로 아는데 경영상의 이유로 공장 폐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계속적인 생산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공장폐쇄를 결정했고 직원들에게는 재정지원 등 관련사항을 노조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하이디스 노동자 수백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돼 생계위협은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디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가전제품 화면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인 TE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로, 중국 기업이 회사를 인수한 후 노골적인 기술자본 유출 등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