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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와 우리의 역사의식

이천저널l승인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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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사무실 가까이에 있는 서울 남산공원 자락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기념관은 만주 하얼빈 역에서 민족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를 기리기 위해 1970년에 세워졌으나 노후하여 2010년 새 기념관을 지어 재개관했다.

새 기념관은 지상 2층, 지하 2층 규모이며 총 공사비 180억 원 중 국고부담인 146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국민성금으로 충당하여 건립된 의미 있는 기념관이다. 이곳에는 안중근의사가 옥중에서 쓴 유묵과 자서전 등 수십 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으며 특히 유묵의 힘찬 서체도 뛰어나지만 글에 담긴 의미와 교훈도 되새겨 볼 만하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대한 독립군의 참모 중장이 되어 우리나라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 역두에서 사살하였고 현장에서 당시 만주를 지배하고 있던 러시아 경찰에 체포되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체포되었던 민족의 영웅이다.

일본에서는 이토를 영웅으로 안중근 의사를 단순 테러리스트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의 나라를 책임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안 의사의 의거를 얼마나 비중 있게 가르치고 있을까? 국권을 잃은 민족의 군인으로서 그가 가졌던 사상과 기개와 용기를 우리 젊은이들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업적을 남긴 애국지사에 대해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얼마 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FBI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했던 89세 노인을 미국에서 체포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1944년 악명 높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2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총 158건의 유태인 살해를 돕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에 독일 바이덴 지방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미국 정부에 범죄자 인도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방법원의 예비 심문을 받았으며 가벼운 치매 증상이 있고, 도주 위험이 없다는 변호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석 없이 구금 결정하였다고 한다. 70년 전의 전쟁 범죄자를 결코 잊거나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온 독일 정부나 늙은 범죄자를 체포하여 보석도 허가하지 않고 구속 수사하고 있는 미국 당국의 끈질긴 역사의식을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하며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 공원을 다시 찾아보았다.

우리 근대사의 치욕적인 사건들, 일국의 황후가 일본의 깡패들에게 난자당했던 을미사변, 을사 보호조약, 한일 강제병합, 3.1운동과 일제의 무자비한 학살과 진압, 정신대의 비참한 인권유린 등 일제의 만행을 우리는 똑똑하고 생생하게 가르치고 있는지, 또한 국군과 유엔군 20만 명이 전사했던 북괴의 6.25 불법남침을 우리는 그야말로 끈질기게 젊은 세대의 기억 속에 심어주고 있는지, 그런 뼈저린 치욕과 고통과 굴욕의 역사를 아무런 비분강개도 없이 처삼촌 무덤 벌초하듯 남의 일처럼 지나가는 말로 가르친다면 이는 살아있는 교육이 아니다. 그런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독일과 미국의 젊은이들처럼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생한 정의를 짓밟았던 범죄자를 추적하여 단죄할 기개와 용기가 있겠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념관 뜰을 걷는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잔혹한 역사의 현장 입구에는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또다시 역사에 당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치욕의 역사를 쉽게 망각하는 역사의식을 가진 나라와 민족은 선진국가가 아니며 사고력이 있는 나라와 구성원들이라면 결단코 짓밟힌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젊은 나이에 국가안위로 노심초사하며 나라와 민족의 원수를 일격에 쓰러뜨린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거사를 기억하여야하는 이유이기도하다. 안중근 의사 거사 1세기가 지나도록 그분의 시신도 찾아 모시지 못하는 우리의 허약한 민족정기와 역사의식을 부끄럽게 알아야 한다. 이는 진정 얼굴을 들 수 없는 또 다른 치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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