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백상 편집국장

유치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민의의 전당 이천시의회 돌아가는걸 보면 그렇다. 선거 당시 지역을 위해 목숨 바쳐 일하겠다던 각오는 온데간데없다. 시민들이 원치 않는 그저 ‘당파싸움’만 일삼을 뿐이었다.

벌써부터 앞날이 걱정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염불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자신들 스스로가 치부를 드러낸 셈이다.

의원들 간의 갈등은 원구성 과정에서 촉발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의원 9명 중 5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의장을 차지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종철 의원은 같은 당 4표와 새누리당에서 넘어온 1표를 더해 5표로 의장에 당선됐다.

투표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함에 누가 누굴 찍었느니 마니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투표 결과를 깨끗하게 인정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를 부정하기에 바빴다. 부의장으로 선출된 같은 당 김문자 의원을 겨냥했다.

오로지 김 의원 때문에 의장자리를 빼앗겼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야당과 야합했다는 이유를 들어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탓에 새누리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선출 등 의회 일정에 비협조적으로 나왔었다. ‘정회와 속개’를 수도 없이 반복한 나머지 의회사무국 직원들만 골탕을 먹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이 지난 뒤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김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위원장 선출을 마무리지었다.

자치행정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은 새정치연합 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은 새누리당 김용재 의원을 선출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입장표명이 나왔다. 먼저 새누리당 이천시당원협의회는 김문자 의원에 대해 출당제명 결정을 내렸다.

일명 ‘해당행위’를 적용했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새정치연합과 야합했다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4명의 새누리당 의원들도 입장표명을 통해 김 의원의 공식사과와 부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김문자 의원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회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용재 의원은 위원장직 수락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여론을 의식한 듯 “원구성이 마무리되면 의원 본연의 임무를 펼치겠다”고 했다. 그리고 14일 시의회는 임시회를 열어 서광자 의원을 의회운영위원장으로 재선출했다.

9표 가운데 5표를 얻었고, 4표는 기권했다. 의원들에게 ‘금배지’를 안겨준 시민들은 묻고 있다. 야당의원 출신이 의장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배신이니 해당행위니 운운하는 건 당내 문제인 만큼 시의회에서 거론하는 자체가 잘못된거 아닌가.

김문자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의원은 의장 선거와 관련해 의견일치를 했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의회 안팎에선 의원들 저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욕심’과 ‘오합지졸’이 부른 결과가 바로 이번 원구성이라고 말한다.

새누리당은 반성해야 한다. 지금에 와서 다수당인 만큼 상임위원장 자리를 최소 2석은 배려했어야 옳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애초부터 새정치 측과 협의 따윈 생각지도 않다가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까 협의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번 상호 배려와 상식에 입각한 원구성이 아닌 ‘쪽수’에 의해 해결되다보니 생겨난 문제점으로, 원만한 의회 운영의 걸림돌이 되는 고질적인 병패라 하겠다.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원구성을 문제로 의회 불협화음을 야기하는 것은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젯밥에만 욕심을 부리기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최근의 파행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의견이다.

시민들은 어렵게 시의회 입성에 성공한 시의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갈등은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지속되어선 어느 누구에게도 득 될게 없고, 지탄받는 일이라는 것을. 시민화합에 앞장서야할 의원들은 지금부터라도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구성원으로 부끄러움 없는 처신을 하기 바란다.

“이천발전과 시민의 행복이라는 대의를 위해 당리당략을 넘어 보다 큰 틀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봐 주실 것을 동료의원들께 부탁드립니다.” 모든 갈등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정종철 의장의 리더십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천저널  icjn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