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섞여 사는 세상에서 가급적이면 매사에 긍정적으로 살아보려 애쓰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부정적인 일일지라도 일의 대상이 사적인 것이라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쳐도 되지만 다수의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위치의 공인들에 관한 일이라면 좀 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지역 살림을 책임질 공직선거의 후보들이 그 대상이라면 더욱 냉정해 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인들이 좋지 않은 말을 많이 듣고 욕을 먹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직업군 중의 하나가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그만큼 시대를 이끌어 가는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치인으로 정도를 걷고 섬김의 리더십이 뛰어나다면 지역발전과 안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런 정치인이 많은 나라가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주위에 그런 정치인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말로는 지역과 주민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자기의 영달과 욕심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전혀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정치풍토이다. 정치인들에게 깊은 자기성찰이나 정치 철학, 이념 따위는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언제라도 떼어 던져버릴 수 있는 한낱 장식물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합리화에 무척 능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면서도 지역과 주민을 들먹여 가며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자신의 처신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져 비판을 가하고 자기의 철새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상쇄시키려 한다. 그러나 부화뇌동하고 철새처럼 이곳저곳 소속을 옮겨 다니는 이들의 철면피적인 행동은 분명 많은 의식 있는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철새정치인이라 부른다.

‘위키 백과’에는 철새 정치인을 ‘한국의 정치에서 정강과 신념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권력을 좇아 쉽게 당적을 바꾸는 정치인을 말한다. 주로 야당으로 활동하다가 집권당으로 당적을 옮기거나 선거기간동안 집권이 유력한 정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정치인을 경멸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라고 정의했다.

유권자들이 이들을 비판하는 주요 핵심은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정당이력이다. 정치전문가가 아닌 이상 잘 알 수도 없고 아무리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들의 얄팍한 처신에 대한 유권자 대부분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 같다.

철새정치인은 말 그대로 민의보다는 권력욕에 이끌려 정치를 하며, 정당을 옮기는 주요 이유로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는 영악하게도 정쟁만 일삼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을 대신해 줄 정당을 시민들이 바란다는 것을 알고 어쩌면 역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일부 그릇된 정치인들은 정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심리를 일부 정치인들이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유권자들은 더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우리 지역에도 다수의 후보가 경선결과에 불복해서 당적을 옮겨 출마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했다. 신뢰하던 후보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혀 뜻밖의 선택을 했다면 그들을 믿고 지지하며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에게 돌아갈 충격과 배신감은 어떻게 누구에게서 보상되고 치유되어야 할지, 지역의 선·후배로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어떠했을지, 참으로 그 선택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판단은 현명한 유권자의 몫으로 남았다.

이천저널  icjn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