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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이천

실종된 유권자의 예의 이백상 기자l승인20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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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상 이천저널 편집국장
새누리당의 이천시장 여성전략공천은 지역사회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누구보다 정치권 스스로가 놀랐다.

만일 의도가 순수하다거나 지역 국회의원이 몰랐다고 쳐도 전략공천은 여러모로 온당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천은 정치적 격변기를 맞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1번’이 만들어낸 뼈아픈 결과라며 반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듯하다. 지난 6년 전 모 후보가 ‘정당이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말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던 적이 있었다.

그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선거철이 되면 거의 모든 후보들이 새누리당 공천에 목을 메는 이유다.

사실, 그동안 이천에서 무소속 명함으로 ‘당선’의 기쁨을 누린 후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야당 후보 역시 모든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기초의원 두 자리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무언가 다른 양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전략공천 때문에 촉발된 반 새누리당 정서다.

이 같은 정서를 절대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이든 앞으로의 선거든 인물을 보고 뽑아야한다는 차원에서 크게 환영하는 바다.

무조건 1번이 아니라, 1번이든 10번이든 인물을 보고 뽑겠다는 여론이 일선 경로당과 마을회관에서부터 싹트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도 걱정이라고 말하는 후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행여 공천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노심초사 하는 심정도 읽혀진다. 이것이 이천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전략공천 문제가 선거판 최대 이슈가 되자 기초•광역의원 선거는 비교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천지역 새누리당 기초•광역의원 후보들은 31일 성남분당에서 공천면접을 받고 돌아왔다. 이들의 공천발표는 10일 이후쯤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젊고 참신한 뉴 페이스들이 많이 경쟁에 뛰어들었다면 이 또한 환영할 일이지만, 후보자 면면을 보면 현직들은 100% 현재 자신이 달고 있는 배지에 도전하고 있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초•광역의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22만 이천시민을 대표하는 이천시장 자리는 막중하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지역발전론 외에도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의 분열을 최소화하고 동력을 결집시켜야 할 ‘주식회사 이천의 대표이사’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후보자의 정체성과 비전, 철학을 담은 강렬한 ‘메시지’가 있어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후보자의 메시지는 바로 슬로건인 셈이다. 기발한 슬로건은 때론 수많은 공약과 백 마디의 말을 대신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한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얘기지만 ‘1초의 승부’로 불리는 것이 바로 슬로건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슬로건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유력 후보가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명색이 대표이사를 뽑는 선거라면 최소한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정도는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이는 여느 후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선거에 나선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로 여겨진다.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이천시민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자꾸만 이천이 서글퍼지는 것은 왜 일까.


이백상 기자  sm3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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