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세계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여 정정당당히 경쟁을 펼치며 온갖 볼거리와 함께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승리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더불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탈리아 세리에A 축구경기에서 클로제 선수의 손에 맞은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 골인이 되었다. 심판착오에 따른 오심이었으나 골인으로 인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클로제 선수는 심판에게 공이 자신의 머리가 아닌 손에 맞고 들어갔음을 인정했고, 심판은 즉시 골을 무효 처리했다. 클로제의 페어플레이 정신은 한때 세계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은 이처럼 페어플레이가 있기 때문이다. 몸과 몸이 부딪히는 격렬함 속에서도 규칙이 지켜지고, 스포츠맨십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곧 지방선거가 펼쳐진다. 그라운드는 벌써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느낌이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우리 이천에도 시장•도의원•시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자천타천 수없이 등장한다.

하나같이 이천 발전을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출마 하겠다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으나 후보들 중에는 평소 인격과 소양을 갖추고 지역 사회에 열심히 봉사하며 성실히 준비해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의 분수도 모르는 채 다른 후보들을 비방하고 끌어내리며 그저 지도자가 되어 보겠다고 욕심으로 선거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상당 수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들이 설령 선거에서 이기고 지도자가 되었다 한들 그들이 어떻게 지역과 시민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은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역사회를 위하여 봉사하겠다고 하는 예비후보자들도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삶과 행적을 보여 왔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상대를 깎아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검증되지 않은 말들도 꼬리를 물고 있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한마디로 이미 페어플레이 정신은 실종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도는 더해 갈 것이다.

스포츠에서 멋진 경기는 이름난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과와는 상관없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지키는 선수와 심판, 팬들이 있을 때 비로소 멋진 경기였다고 할 수 있다.

금년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크고 작은 규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히 겨루는 그라운드가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승자가 패자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고, 꼴찌에게도 따뜻한 악수를 나눠주는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여년을 뿌리내려온 지방자치가 더욱 발전하려면 다른 후보들을 배려하고 서로가 존중하며 진정한 경쟁을 할 줄 아는 훌륭한 선거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어떠한 반칙을 하더라도 승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이 없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