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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공화국

이천저널l승인20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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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지난 주말 친지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모처럼 전철을 이용하게 되었다. 출입문이 열리고 전동차 안으로 들어서자 좌석에 앉아있는 승객이나, 자리가 없어 서서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는 나에게 오랜만에 보는 전철 안의 이런 풍경들이 매우 낯설게 다가왔다. 주로 젊은 층 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며 한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3천만 대 이상 보급되는 등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자나 깨나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스마트 폐인'이 나올 정도로 직장인, 가정주부, 학생까지 사용자의 폭이 넓다하니 정말 우리나라가 IT 대국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세상이 스마트폰 보급 이전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졌고 이제 대중교통에서 신문이나 책을 읽는 모습은 옛 풍경이 되어 버린 듯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주장한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내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전자기기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렇고 들고 다니면서 인터넷 검색도 하며 음악과 동영상을 마음대로 듣고 볼 수 있으니 이만한 오락거리도 없을 듯하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스마트폰이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분명히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이나 문화를 질적으로 향상시켰다거나 우리 사회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증거를 찾기도 쉽지 않다.

거의 모든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한편으로 생활에 편리함을 주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정보의 노출과 중독의 위험성이 있는 등 순기능과 역기능의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바꿔 놓았다고 주장하는 지금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빨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맞지만 과연 이런 정보들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상대방과 통화만 하던 전화기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보니 오히려 직접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와 소통은 사라져버렸다. 대화방식이 사람과 사람에서, 사람과 기계의 대화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전철 안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이나 점심시간 식당에서 만나는 직장인들을 보면 모두가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보다 스마트폰과 대화를 즐기는 나 홀로의 시간이 깊어지는 것은 사회문제화 될 만큼 심각한 현상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이다. 청소년기의 스마트폰 중독은 성인이 되어서도 고치기 힘들다고 한다. 여성가족부 발표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의 학생이 전체 학생의 20%에 달한다고 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든 중학생이나 초등학생의 경우 더 심각하다고 한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율의 급격한 증가 억제를 위한 다방면의 대응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스마트폰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이용자의 대다수가 '특별한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 라든지 일부는 '스마트폰이 없어 불안한 적이 있다'라고 답하는 등 스마트폰에 과하게 몰입함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지장과 불안 현상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는 'IT 강국'이라고 자랑만 할 때가 지났다. 정부는 물론 관련 기업, 학교, 가정 등 사회 전체가 스마트폰 오남용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숱한 이로움을 가져다주었지만, 그로 인한 폐해도 적지 않다. 현대인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 역시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문명의 이기다. '문명의 이기(利器)'라고 할 때의 '利'자는 '이로울 이'자이면서도 '날카로울 이'자이기도하다. 양날의 칼처럼 위험하기도한 것이 또한 문명의 이기라는 것을 되새겨 보며 독서의 계절인 이 가을에 스마트폰 대신 책을 펴들면 어떨까? 책장을 넘기는 묘미도 쏠쏠하고 꼭 새겨두고 싶은 문장을 보면 밑줄을 그어두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며 무엇 보다 조급함을 덜고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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