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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을 돌아보는 미덕

이천저널l승인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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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며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우리의 마음이 풍요롭게 느껴질 때 쯤 추석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한가위의 풍성함을 표현하는 말은 모든 것이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에 한가위만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기에 생긴 말인 것 같다.

추석은 생활터전을 찾아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여 조상에 대한 제사에 동참함으로써 혈연의 정을 나누고, 친족 간 화목을 돈독히 하며 자기가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 노력이다. 여름내 잡초로 뒤덮인 조상님들의 산소에 가족친지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정성스럽게 벌초를 하여 조상님께 예를 갖추고 생전에 선조들께서 하신 말씀도 되새기며 가족과 친지간의 정을 나누고 화목을 다진다.

한가위 명절은 조상님과 선조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한 해 동안 농사지은 햇곡식과 과일을 정성껏 차례 상에 올리고 성묘를 하며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는 우리민족의 자랑스러운 풍습이다. 또 추석 명절이 되면 타향객지에 흩어져 생활을 하던 가족들이 고향을 향해 ‘민족 대이동’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며 교통체증도 아랑곳 않고 많은 고생을 감내하며 고향을 찾아 떠난다. 귀성길 평소 몇 배의 차량이 도로를 점령하고 교통체증이 심해도 이를 당연히 여기며 찾아가는 고향에는 그리운 부모형제와 선조들에 선영이 있는 아늑하기만 한 어머님 품속 같은 곳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형제는 물론 일가친척이라는 구성원을 갖게 되고 그 집안에 풍습과 예의범절을 배우고 익히며 그 가정 속에서 부모님의 인성을 닮게 된다.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고향의 큰 품안에서 부모형제를 만나고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는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귀성 성묘 풍습은 세계인류가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풍습으로 지속적으로 계승되어야 할 것이다.

해마다 어김없이 추석은 찾아오건만 세월이 흐르면서 추석의 의미도 시간의 무게와 함께 달라짐을 느끼게 된다. 지금의 우리는 부족함 없이 무엇이든 쉽게 구하고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가족친지•이웃과 나누던 정은 예전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주위를 돌아보고 살아갈 여유가 없이 오직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요즈음 젊은이들은 태어난 곳과 자라난 곳이 대부분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고향에 대한 애착과 두터운 정을 못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의 추석맞이 세태도 달라지고 있다. 요즘 세태를 보면 추석 명절을 그냥 황금연휴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놀러가서 콘도나 호텔에서 차례를 지내거나 제수준비를 간소화하고 부부나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등 전통적인 명절맞이 방식에서 벗어난 사례가 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추석맞이 신 풍속도는 핵가족화와 맞벌이부부의 증가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하기도하고 젊은 부부들이 연휴에도 직장 일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고 모이는 가족 수도 줄어들어 전통적인 대가족적 방식이 점점 찾아보기 어렵다고도 한다. 하지만 명절은 조상을 돌아보는 의미도 있고 가족들이 모여 미래를 단합하는 양 측면이 있다. 명절은 옛것과 새것,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장이다. 신•구세대 모두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이혼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설과 추석을 지낸 직후인 2~3월과 10~11월의 이혼건수가 직전 달보다 평균 11.5%가 높았다고 한다. 아직 사회 전반적인 변화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가족 간 정을 나눠야 할 명절이 '부담거리'로 변질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명절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자세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필요를 느낀다.

추석이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명절로 계승 발전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추석 본래의 의미대로 명절이 이어지길 바라는 세대와, 현대적 의미로 재정립을 해야 한다는 세대로 점차 변모하게 될 수밖에 없지만 추원보본(追遠報本•조상의 덕을 생각하며 자신이 태어난 근본을 잊지 않고 은혜를 갚음)의 전통과 정신만은 길이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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