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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표 형수님

이천저널l승인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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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폭염 속 더위에 못 견디도록 땀을 흘렸는데 이젠 조석으로 서늘함을 느낄 만치 완연한 가을 날씨이다. 바쁜 일상과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뵙지 못한 어머님을 뵈러 시골집에 들렀다.

작은 마을회관에는 오늘도 변함없이 동네 어머님들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고 계셨다. 평균연령이 80여세이신 어머님들이 나의 어머님 보다 더 반갑게 두 손을 잡고 또 두드려주시며 그야말로 개선장군이 금의환향이라도 한 듯 모두가 반겨 주신다. 요즈음은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 모여서 부녀회 등에서 공동으로 제공하는 점심으로 식사를 해결하시며 친목을 도모하고 ‘어느 집 몇째가 다녀가고 이천 시내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라는 등의 정보를 서로 나누며 살아가시다 보니 사람이 더없이 그리우신 것이다.

내가 태어난 송정 3동 구작골은 30여 가구가 아늑하게 자리 잡고 모든 가구가 농사에 종사하며 살아가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이천지역의 눈부신 발전과 산업화로 인하여 지금은 마을 앞에 아파트란 거대한 괴물들과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고 여느 농촌처럼 젊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도시로 떠나고 어린아이 울음소리 듣기가 힘들 정도로 나이 많으신 어른들만 마을을 지키고 계신다. 더군다나 올해 연세 95세로 마을에서도 제일 큰 언니이자 최고령이신 우리어머님은 아직도 정정하시고 마을에 대한 애착도 더 크신 것 같다.

우리 어머님이 이렇게 장수 하시고 정정하신 것은 우리 둘째 형님과 형수님의 지극한 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친께서 별세하신 후 부터 부발읍장과 신둔면장을 역임하시고 정년퇴임하신 둘째 형님 내외분이 시골마을 구작골에 들어와 홀로 계신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어느 자식, 며느리가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지 않을까 만은 실천에 옮기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우리 형수님은 이전에 활동하던 수많은 모임과 친분관계 등 자신의 사회생활을 포기해가며 어머님을 그야말로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다.

자신의 삶을 희생해 가며 시어머님을 손과 발로, 그리고 진솔한 마음과 배려하고 낮추는 자세로 친정어머니도 아닌 시어머님의 온갖 시중을 받들어 모시는 우리 형수님은 내가 늘 표현하는 대로 하늘이 내려주신 천사이시다.

만학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호스피스 봉사 등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과 사회봉사에도 늘 앞장서는 형수님은 송정 3동 마을회관에서도 우리 어머님의 며느리가 아니라 동네어머님 전체의 며느리로 편찮으신 어르신을 자동차로 이천 시내 병원에 모시고 오가기도하며 마을회관 점심식사 대접도 제일먼저 뛰어다니며 솔선하여 준비해 드린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도 늘 든든하게 생각하시던 둘째며느리 형수님은 어머니께서 정신줄 이라도 놓으실까봐 늘 대화를 하며 어머님께서 어떤 싫은 소리를 하셔도 웃음으로 받아넘기며 친구처럼 대해 드린다. 간혹 어머님께서 외로운 기색을 보이시고 체력이 저하 되시는듯하면 의료원으로 모셔서 건강을 체크하고 영양제로 기분전환을 시켜 드리며 미장원에 모시고 가서 머리를 해 드리고 백발노인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인으로 변모 시켜드리는 등 어머님께 지극 정성이다. 또 조금이라도 움직이셔야 소화도 잘되고 건강에 유익하다며 콩깍지, 마늘 까는 일 같은 것은 어머님께서 손수 하시도록 하며 95세 시어머님의 목욕 수발은 물론 집안의 크고 작은 살림을 척척 해내는 살림꾼이자 효부 중의 효부이며 철인이다. 사업상 주로 서울에서 생활하는 나로서는 이런 형수님이 계셔서 마음 놓고 생활을 할 수 있다.

어느 집안이나 며느리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명절 나는 일이라 하여 명절 증후군이란 말까지 있지 않은가?
다가오는 추석명절에도 집안의 제사와 음식을 장만하며 큰일을 치러야 하는데 이 모든 일도 형수가 주관을 한다.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주관하고 다른 식구들이 어쩌다 한 번 다녀가고 나면 뒷일 정리가 더 많은 줄 그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형수님 본인은 왜 지쳐 쓰러질 정도로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을 감내하고 어머님 곁을 잘 지켜주고 계신 형수님! 옛 글에 출천지효(出天之孝)라고 했다. 또 효부(孝婦)란 지극한 정성과 헌신적인 봉사로 시부모를 공경하고 몸가짐을 가지런히 하여 시부모의 뜻을 받드는 며느리를 말한다. 당신은 진정 하늘이 내려주신 천사이십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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