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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에가 통하지 않는 요즈음 - 23

이천저널l승인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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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부모님들 중에는 옛날에 어렸을 적에 아침마다 동네마다 마을의 공용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잠을 깼던 기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한축이 되었던 새마을 운동이 한창 전개되던 그 시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것이 미덕으로 강조되던 시대였다. 아니 실제로 그 당시에는 열심히 일을 한 사람이 성공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때이다. 물론 지금도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그러나 세월이 흘러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다시 또 글로벌 시대로 발전해 가면서 고지식한 부지런함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에서는 열심히 일한 개미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지만 노래만 부르다 겨울을 맞은 베짱이는 굶어 죽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베짱이처럼 노래나 부르면 나중에 굶어 죽을 수 있으니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하면 “베짱이처럼 자기 소질을 잘 살려서 노래를 부르면 스타가 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지만 개미처럼 죽어라고 일만 하다 보면 가난뱅이로 평생을 살게 되거나 시대에 뒤쳐져서 쪽박을 차게 될 수도 있어요”라는 대답이 나온다.

물론 이런 대답은 아이들 스스로 느끼고 배워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시대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기성세대인 어른들의 학습효과에 의해 길들여진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상에 많이 올라오는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무능한 사람이 게으르면 월급이나 축내고 말지만, 무능한 사람이 부지런하면 주변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하고 결국에는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데 부지런하고 무능한 사람이 소신까지 있으면 책임지고 있는 사업을 망하게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관리자를 빗대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들이겠지만 자녀 교육을 신경 써야 할 부모 또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이야기라고 본다.

“내 아이를 부지런하기만 한 순종형 인간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내 아이가 시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진 자립형 인간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부모가 내가 어렸을 때에서 벗어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뭔가 중요한 자료 하나를 구하려면 도서관마다 찾아 다녀야 간신히 구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컴퓨터와 핸드폰이 다 찾아주고 구해준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중요한 정보를 하나 얻으려면 그 정보가 있는 곳으로 직접 가야했지만 요즘은 웬만한 정보역시 컴퓨터와 핸드폰을 이용하면 얻는 것이 가능해 진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물건 하나를 팔려면 일일이 소비자를 찾아 다녀야 했지만 요즘은 인터넷 쇼핑몰을 활용해 물건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렇듯 ‘내가 어렸을 적에…’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고리타분한 부모시대의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먼저 선점을 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렇게 말하면 물론 남들보다 부지런한 사람이 선점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거기에 속도가 합해지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기에 선점하는 것만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똑같이 서울에서 부산을 가야 하는 사람들 중에도 시대감각에 맞지 않게 무조건 부지런히 달려가는 사람도 있지만 출발은 좀 늦더라도 시대감각을 잘 살려서 KTX를 타고 훨씬 빨리 부산에 도착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은 부모의 강요나 닦달에 가까운 공부 방법으로 아이에게 심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는 더욱 조바심을 느끼며 내가 경험했던 ‘나 어렸을 적에…’를 강조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아이들은 정말이지 영특하고 현명하다. 아이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생존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기다려줘도 괜찮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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