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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 ||
그들도 인간인지라 무한 경쟁 시대에 자신의 명예와 부를 위하여 자기 것을 키우고 지키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하였겠는가! 완벽하게 법을 준수하고 한 치 실수도 없이 정의로운 삶을 살아오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겠으나 그래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하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마땅한 자세가 아닌가 한다. 지도자는 청렴해야 위엄을 세울 수 있고 성실해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공직자의 리더십은 청렴과 성실 여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공직자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냉소는 더욱 가중되었고 공직 기강과 규율의 적합성이 상실된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이는 스스로 지녀야 할 잣대와 규범이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어찌 완벽할 수 있겠는가마는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으로서 국민을 섬기고 국민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공직자들의 비리나 도덕적 해이에 관하여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국민을 상대로 일을 하는 공직자들의 자세가 잘못되었다면 그러한 문제에 대한 결과들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겪으며 우리사회도 많이 투명해지고 언론과 인터넷을 통하여 국민의 이목이 신속하게 집중되는 현실 속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부정을 저지르는 공직자는 공직에 오래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고위공직자와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하면 사전에 230여 가지 항목의 검증을 거치고 나서야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는데 이제 우리도 더욱 발전된 인사 시스템을 가동하여 진실한 언행과 더불어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고위 공직자나 사회 지도층으로 선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연산군을 축출하고 중종을 등극시킨 일등공신 성희안(成希顔)이 영의정이 되었을 때의 일이다.
영의정 성희안은 경상도 청송부사인 정붕(鄭鵬)에게 사신(私信)을 보내 진상품인 꿀과 잣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영의정의 편지를 받고, 정붕은 붓을 들어 정중하게 “잣나무는 높은 산꼭대기에 있고 벌꿀은 농가 백성들의 벌통 속에 있는데, 수령 된 사람이 이를 어떻게 얻을 수 있겠습니까”(松在高峰頂上, 蜜在村家桶中, 爲太守者, 何由得之)라고 답신을 보냈다. 정붕은 영의정보다 청송 백성들의 사유재산을 더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편지를 받은 영의정 성희안은 곧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정붕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성희안과 정붕은 다 같이 훌륭한 사람들이다. 공직자에게는 정붕과 같은 올곧은 기상과 청징(淸澄)한 영혼이 있어야 할 것이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이 잘못한 일은 흔쾌히 사과하고 인정하며 반성할 줄 아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하지 못하는 공직자, 자기 측근 몇몇의 이야기만 듣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어리석은 지도자, 나와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상대를 적대시하는 무지한 지도자들은 우리사회에서 하루속히 없어져야 하는 병폐인 것이다. 본인의 위치와 권한을 남용하며 권력이라 착각하고 수많은 사람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어리석은 지도자의 행위는 곧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부패한 정치의 개혁을 위해서 “국법이 존중되고 백성을 중하게 여겨야 한다.(以尊國法 以重民生)”라고 했고, 공직사회를 개혁하여 “공직자는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牧爲民有也)”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준엄한 논리를 펼친 것이다.
귀양이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고난에 찬 삶을 살면서도 우국의 일념으로 새로운 조선을 건설하고자 유배지에서 『목민심서』를 집필한 다산은 “청렴하다는 명성이 사방에 퍼지고 좋은 소문이 날이 갈수록 드러나면, 이 또한 인생의 지극한 영광이다.(淸聲四達令聞日彰亦人世之至榮也)”라고 했다.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영원한 스승으로 기억되는 다산 선생의 철학과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참된 공직자가 많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천저널 icj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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