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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 12

이천저널l승인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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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입고 싶어 할 때
깨끗한 정장 입혀 주고
자장면 먹고 싶어 할 때
맛있는 돼지 갈비 사 주고
만화책 사고 싶어 할 때
교양서적 사 주고
한참 재미있게 텔레비전 시청할 때
공부하라고 잔소리한다면
이것은 진정으로
자식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식을 해치는 일이다.

   
▲ 문기흡 이천시민장학회 사무국장
아이를 길러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결코 큰 것이 아니다. 부모가 마음대로 해주면 아무리 좋은 것을 해줘도 아이는 받은 것이 없게 되지만, 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아무리 작은 것을 해줘도 아이는 받은 것이 많아 지는 것이다.

관심을 갖고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알 수 있다. 어쩌다 아이를 데리고 시장에 갔을 때 처음에 사 달라는 것을 사 주면 거의 그것으로 만족을 하지만, 처음에 사 달라는 것을 사 주지 않으면 그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사 달라고 계속 떼를 쓰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결국 자기 욕심을 채우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아이는 울고, 부모는 아이를 혼내면서 서로 즐겁지 않은 외출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떼를 써서 그랬다고 혼을 내고,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떼를 쓰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처음에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사 주고 나면 처음에는 그것이 좀 비싸다 싶어도 결국 마지막에 집에 돌아오면 그것이 가장 현명한 소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가 기뻐하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소비의 가치는 충분히 얻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아이는 그 이후부터는 부모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게 되어 있다. 물건이 비싸다 싶으면 아이가 먼저 부모 눈치를 살펴 가며 자기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르게 되고, 그 아이는 그렇게 커가면서 부모에게 큰 욕구불만 없는 반듯한 인성을 갖춘 인격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처음에 원하는 것이 좀 비싸다 싶거나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번 거절을 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부모가 아이에게 돈을 쓰는 소비의 본래 목적을 놓치기 십상이다. 우선 아이의 마음 속에 부모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욕구불만이 쌓이게 되고, 또한 부모 스스로도 아이가 사 달라는 것을 마음껏 사주지 않은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남게 된다. 다행히 부모가 그 마음을 알아차려 그것을 만회하고자 다른 것을 아무리 사준다 해도 아이의 틀어진 마음은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되고 만다. 결국 그 이후에는 부모가 어떤 물건을 사줘도 아이에게는 소비의 본래 가치를 찾기 어렵게 되는 것이고, 게다가 부모가 끝까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아 돈을 아끼게 된다 하더라도 아이의 가슴에 새긴 상처를 생각하면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로 아이의 목숨이 걸린 위험한 일이 아니라면 우선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가 해달라는 것이 정말 아이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그것을 내 이야기로 만들어 아이를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엄마는 네가 그것을 하면 위험해서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하지?”
“그것은 너무 비싸서 지금 엄마 돈으로는 사 줄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지?”

이런 식으로 부모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거의 다 들어주게 되어 있다. 그런데 당장 사주기 싫으니까 “돈이 없어서 못 사준다”고 하거나, “너를 위해서 그것은 사 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는 이미 부모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욕구불만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 앞에서 당당하게 부모에게 대드는 아이가 있다면 그나마 자기 주관을 갖고 사는 아이로 자랄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부모의 위세에 눌려 자신의 속마음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부모 뜻에 따른 아이들은 나중에 어른이 돼서 부모의 눈치를 보거나 부모에게 똑같이 되돌려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불만을 누르며 말없이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부모가 늙어서 힘이 없어지면 용돈이나 주거나 양로원에 맡기면서 그래도 좋은 시설을 갖춘 곳에 부모를 맡겼으니까 자식의 도리를 다 했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나중에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자식이 해주기를 바라기 위해서라도 먼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식이 청바지 입고 싶어 할 때 청바지를 입게 해주고, 자장면 먹고 싶어 할 때 자장면 먹게 해주고, 만화책 읽고 싶어 할 때 만화책 읽게 해주고, 텔레비전 재미있게 시청할 때 함께 즐겨줄 줄 아는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천저널  icj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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