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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몫을 분명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 11

이천저널l승인201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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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기흡 이천시민장학회 사무국장
부모와 자식의 몫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이들의 용돈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냐, 새해에는 공부 열심히 하거라.”

아이들에게 용돈이 가장 많이 생기는 날이 바로 설날이다. 이때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씀씀이를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용돈을 자신들 마음대로 처리하고자 한다.

“세배돈 이리 가져와. 엄마가 저금해 줄게.”
“.........”
“네가 갖고 있으면 막 쓸 거잖아. 새 학기 시작되면 돈 쓸 일도 많으니까 그때 이 돈으로 써. 알았지?”

이 상황에서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배돈은 분명히 아이들의 돈이다. 그런데 그 돈을 부모가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자기 돈인데도 불구하고 부모의 힘에 밀려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부모도 자기 돈을 마음대로 썼으니까 자신도 부모의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단지 지금은 힘이 약하니까 부모가 하자는 대로 하지만 나중에 힘이 커지면 부모에게 배운 그대로 자기 마음대로 부모의 돈을 쓰려고 할지도 모른다.

“사업하게 돈 좀 주세요.”
“사업하기 전에 먼저 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싫으면 관둬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나중에 아이가 커서 이렇게 말하면 부모들은 대개 아이의 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당장 집을 나가 버리니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젊었을 때 자신이 고생을 하는 노력 끝에 자신이 스스로 자금을 마련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과 처음부터 부모의 돈으로 쉽게 사업을 시작한 사람의 결과는 많이 다르다.

“현명한 어부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지, 고기를 직접 잡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 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뜻을 생활 속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이의 용돈관리다. 아이가 용돈을 올바르게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이가 자신의 돈을 스스로 쓸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에게 용돈을 저축하는 법을 가르친다면서 부모가 아이의 용돈을 마음대로 통제를 하면 정작 아이는 자신의 용돈을 자기 마음대로 써 본 적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돈조차 자기 마음대로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돈 쓰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게 되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용돈을 올바르게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저축을 시켰다고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 돈으로 자기가 사고 싶은 장난감 하나 마음대로 사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불만이 그대로 내면에 쌓여지게 된다고 본다.

아이가 어렸을 때 자신의 용돈 하나 마음대로 써보지 못했던 불만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씀씀이가 헤퍼진다거나, 부모의 재산을 마치 자신의 재산으로 당연히 여기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볼수도 있는 것이다.

사업을 할 때도 자신의 능력과 자본력을 따져가며 심사숙고를 하기보다는 부모의 자본력에 기대서 쉽게 시작을 하고, 또 시작이 쉬웠던 만큼 쉽게 포기를 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을 위해서 아무리 투자를 해도 끝이 없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그냥 우습게 생각할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기에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 자식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몫을 마치 부모인 자신의 몫으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써왔기 때문이라는 말을 우리는 가볍게 흘려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배우게 되어 있다. 자신이 어리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용돈을 마음대로 처리하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나중에 자신이 어른이 되어 부모로 부터 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을때 그대로 따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을 위해서 그랬다고 할 수 있지만, 자식은 그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행동을 먼저 따라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가 힘이 없을 때 부모의 재산을 자기 마음대로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먼저 자식의 몫을 분명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식이 새해에 용돈으로 받은 세배돈만이라도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지켜보다 보면 아이는 자신이 누리고 싶은 것을 다 누려본 뒤에라도 스스로 자신의 용돈을 관리할 줄 아는 힘이 생기게 되면 용돈을 모아 부모님께 선물도 할 줄 아는 성품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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