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익 재경이천시민회 회장

수많은 하객들 속에서 환한 웃음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랑신부를 보고 있노라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대견하다는 생각과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이 오래 지속되길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그간 결혼을 준비해 오며 성혼에 이르기 까지 얼마나 많은 의견충돌과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겠는가? 결혼식 준비를 하다보면 혼수와 신혼살림집 마련 때문에 양가 모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 마음 편히 대사를 치른 집이 한 집도 없을 듯하다.

예전처럼 다자녀시대가 아닌 요즈음에는 평균 두 자녀를 둔 가정이 많은 탓인지 부모들은 자녀들을 금이야 옥이야 뒷바라지하며 키웠으나 막상 결혼을 시키고 나면 그 귀한 자녀들이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고 자기들 마음대로 행동한다며 푸념을 한다.

특히 귀하게 외아들을 키운 어머니는 며느리를 맞으며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들을 빼앗기는 기분도 든다고 한다. 고루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시가를 ‘시월드’라느니 뭐니 하며 점점 경원시하고, 친가보다 처가 중심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시부모를 지극히 모시는 며느리가 점점 줄어드는 세태가 썩 달갑지는 않다.

물론 예로부터 ‘시어머니에게 예쁜 며느리는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고부간의 갈등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피해 갈 수 없는 일이라 했을지라도 결국은 사람 사이의 일인데 피차 양보와 배려로 이런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려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며느리들도 머지않아 자신의 아이들이 커서 결혼을 하게 되면 시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며느리가 항상 웃음 띤 얼굴로 어른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웃어른께 항상 존경과 배려의 마음자세로 살갑게 대하다 보면 그 집안에는 늘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고 시어머님을 친정어머님 같이 생각하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분명 시어머님도 친딸같이 대해줄 것이라고 믿으며 현명한 어느 며느리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한다.

어떤 시어머니가 결혼 초부터 며느리로 부터 주도권을 잡고 아들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온갖 이유를 대어 며느리를 구박하며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한다.

예컨대 “너는 친정에서 반찬하나 제대로 만드는 법도 안배우고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라고 윽박지르자 예쁜 며느리는 두 무릎을 꿇고 않아서 “어머님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잘못 배운 점 사과드리고 세상누구보다 음식솜씨가 좋으신 어머님께서 가르쳐 주시면 잘 배우겠습니다.” 라고 했다.

또 “대학까지 졸업한 너는 이것도 모르냐”고 다그치며 “그래가지고 어떻게 우리아들과 살아갈 수 있겠냐”고 소리치자 며느리는 또 다시 “어머님 죄송합니다. 요즈음 대학은 옛날 어머님 다니시던 중학교보다도 못해요 어머님께서 앞으로도 모든 걸 알려 주시면 잘 배우며 살겠습니다”하고 또다시 자신을 땅바닥까지 내려놓았다고 한다.

사사건건 며느리의 약점을 부각시키며 어떻게든 며느리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살아가려던 시어머니는 반발하지 않고 매사에 낮은 자세로 진심을 담아 자신에게 순종하는 며느리를 끌어안고 후회하며 잠시나마 헛된 생각과 현명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고 며느리를 친딸 이상으로 더 없이 사랑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현명한 대처법인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은 한 번쯤 되새겨 봄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