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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개선, 우물 밖으로 나갈 때

양동민 기자l승인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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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민 편집국장
중복규제 개선을 위해 이천시는 과거 10여년을 중앙정부를 설득하거나 또는 건의를 해도 안 될 때는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까지 우리의 주장을 펼쳐왔다.

과거 10여년을 돌이켜 볼 때, 이 같은 행동이 ‘좋은 결과를 얻어냈는가’를 묻는다면 답은 반반일 듯싶다.

부분적으로나마 공장의 신증설 면적이 늘었고, 관광시설과 4년제 대학교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스태츠칩팩의 경우 아직도 해결된 것은 없고, 여기에 수질오염총량제 임의제에서 의무제 시행 등 규제는 이중삼중으로 늘고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다른 한편으로 정치인이나 행정 관료들에겐 ‘규제개선’이 주민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점점 열악해졌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현재 팔당상수원 7개시군의 규제개선을 논한다면 지역 5명의 국회의원을 제외한 전국의 296명의 국회의원은 바로 반발할 것이다. 더욱이 서울과 인천 등은 물이용부담금과 한강수계기금의 집행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7개 시군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7개 시군이 반발하거나 건의나 요구사항이 많으면 바로 정치적으로 반대급부를 부추기는 행태를 볼 수 있었다.

이젠 과거 10여년의 규제개선을 위한 방법을 다시금 따져 볼 때가 됐다. 우리의 주장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고 신뢰를 바탕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챙겨야 할 때다. 이 같은 사례를 최근 광주시에서 찾아봤다.

2012년 12월 12일 오후 7시 광주시 도척면에 한 카페에서 조촐한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시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이하 특수협) 주민대표단이 환경부의 전현직 차관, 청장, 국장 등을 모시고 ‘떡만두국’을 대접했다. 특히 이날은 조억동 광주시장을 비롯해 용인시 이우현 국회의원과 조병돈 이천시장이 함께 자리했다.

광주시 주민대표들의 이 같은 행사는 매년 상하반기 한 번씩, 그리고 벌써 햇수로 11년째라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공식석상이나 협의회 때는 서로 물고 뜯는 설전을 펼치며 앙숙과도 같은 관계였던 이들이 이날만큼은 모든 근심을 떨치고 편안히 상대를 존중하며 화기애애했다.

행사를 주관한 강천심 광주시 주민대표는 “어느 날 인사이동이 있으면, 전직 장차관, 청장, 국장들과 과거 논의된 사안이 현직에서 다시 새롭게 얘기되는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가 벌써 11년째를 맞이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서 전현직 차관, 국청장들은 본 기자에게 “이런 자리가 있고 나면 다음 회의석상에 한결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처음에는 원수보듯이 했던 것이 말 하나를 해도 상대를 배려하게 된다… 광주시가 이렇게 적극적이니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광주시를 제외한 6개 시군을 봐라… 반발하면서 오총제 늦게 받아들이고 얻은 것이 무엇인가(결국 의무제로 갈 것이 뻔한데)… 정치적으로 이용해 정부 압박해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주민 삶만 피폐해졌다… 서로가 신뢰를 쌓아야 떡 하나라도 더 챙길 수 있다”라고 귀띔한다.

어느 전직 국장은 “오늘 아마도 광주시는 하수용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7개 시군 중 실속은 광주시가 다 챙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도 주민들이 나서서 11년째 하고 있다. 환경부 장차관 국청장들도 국회의원, 시장보다 주민들을 더 가깝게 느끼고 있었다.

헌데 이천은 어떤가. 특수협 주민대표라고 하면 무슨 큰 감투라도 된 듯이 임기를 1년에서 2년, 또다시 1년으로 줄이는 상황이라고 한다. 사람을 키우는 데는 인색했다.

1년차 주민대표가 특수협 회의에 가서 11년차 주민대표에게 명함이라도 내밀겠는가. 아마도 환경부 관료보다 임기가 짧을 것이다. 약발이 먹힐 리가 없다.

이날 처음 참석한 조병돈 시장도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이다. 과거 장차관을 만나려면 얼마나 힘들었나. 그런데 광주는 주민들이 내려오라면 내려온다.

현재 진행하는 방식에서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우물 밖을 보고 나아갈 때다.


양동민 기자  coa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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