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송이 기자

여성들이 위험하다. 이제는 함부로 돌아다닐 수도, 그렇다고 혼자 집에만 있을 수도 없게 됐다. 언제, 어디에서 성범죄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답답한 현실이다.

지난 5일 김문자 의원의 5분 발언에 따르면 이천시의 성범죄 발생건수가 2010년 55건, 2011년 66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둔면에서는 70대 노인이 여성들의 팬티를 훔치다가 적발됐고, 관고동의 한 공원에서는 노숙자가 아동을 성추행하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이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범죄가 활개를 띠고 아동·여성들이 도망 다니게 된 데에는 미비한 현실적 여건이 한 몫 하고 있다.

성범죄의 경우 대부분이 집 앞 골목, 공원, 지하주차장 등에서 벌어지는 것인데 순찰차가 매일 같이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CCTV는 범행 후 증거물을 확보하는 용도로 쓰일 뿐 범행현장에서는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언제나 先범죄 後대처의 형태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여전히 성폭행에 대해 ‘어떻게 처신을 하고 다녔길래’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아 피해여성에게 2차 피해를 주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피눈물을 흘리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신고를 한 후에도 손가락질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성폭행도 문제지만 그것을 ‘남자의 본능’이라고 치부하며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성 범죄자의 처벌이 미미하다는 것도 불안요소인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3일 한 일간지 신문에서는 아동 성 범죄자에 대한 실형은 줄고 집행유예가 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천시의 경우도 성범죄자알림e에서 볼 수 있는 성범죄자를 보면 대부분이 2년6개월 정도의 실형을 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들이 얼마나 위험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가.

성범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남성들의 인식 개선, 그리고 처벌강화가 필요하다.

음지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범죄가 발생한 이후에 가해자를 찾아 벌을 주는 것은 너무 늦다. 이미 여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후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가부장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많다. 부디 피해여성들이 우리 엄마, 우리 딸, 우리 누나라고 생각하며 보듬어주고 그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솜방망이 처벌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성범죄가 한 여성의 인생을 망치는 악질범죄인 만큼 막강한 처벌로 단죄해야 한다.

여성들이 맘 졸이지 않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