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남북 
 

▲ 이백상 이천저널 부사장

공인의 사소한 말과 행동은 큰 이슈가 된다. 때문에 공인의 신중한 언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요즘 ‘민의의 수장’으로 불리는 이광희 의장의 적절치 않은 발언이 여론 뭇매를 맞고 있다.

“뜻 깊은 자리에 유승우 국회의원님도 참석키로 했으나 회기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양해 바란다”고 했다.

9일 이천아트홀 앞 광장에서 열린 제15회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개막식장에서다. 의장이 ‘국회의원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게 발단이다.

그 자리는 내외빈과 외국인 조각가 등 150여명이 모인 국제행사다. 축사는 통역에 의해 한구절 한구절 영어로 번역돼 나갔다.

의장의 ‘과잉 챙김’이 부른 명분 없는 발언이란 지적이다. 차라리 주최 측이나 단체장이 그렇게 얘기 했다면 사정은 달랐다.

당시 일부 참석자들은 “의장이 저런 소리를 왜 하느냐”며 혀를 찼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의장이 되더니 알아서 행동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마저 인다.

당사자는 이런 여론에 동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억울하면 의장 후보였던 열흘 전으로 돌아가 골몰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당심에 의한 의장선출에 따른 보답차원이란 오해받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다른 시의원들도 앞 다퉈 국회의원을 의전하거나 대변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눈꼴사납다. 아울러 시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행태다. 삼가 해야 한다.

이쯤에서 전임 국회의원 시절의 상황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이 국회의원을 대신해 표창시상과 여러 행사장서 내빈 소개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어처구니없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군사정권시절에도 없었던 ‘과잉의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들끓었다.

심지어 사무국장의 시상을 허락하고 내빈소개를 마다하지 않았던 행사 주최 측이 더 문제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그런데도 뒤에서 말만 많았지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인사가 없었다. 모두들 그렇게 침묵했다. 눈치 보기 바빴고, 비유 맞추기 바빴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그것이 얼마 안 된 우리 이천의 현주소였다. 그런데 지역정권이 바뀐 지금에 와서 또 그러한 행태가 재발하려고 한다.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시의원은 정당이나 국회의원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다. 유승우 국회의원도 그런 행태를 익히 봐왔던 터라 강요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최근 국회에서 지방의원 공천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장본인이다. 시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받는 시의원이 되고 싶거든 맡은바 소임에 충실 하라. 그게 바로 진정한 지방의원의 역할이다.

1년 11개월 남짓 금방 간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