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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백상 이천저널 부사장 | ||
결과는 우려하던 여론 그 이상이었다. 파행을 거듭한 끝에 ‘새누리당 의원 단독처리’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어디 한번 살펴보자. 원구성은 시의원 9명 중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3명 등 총 5명을 뽑아 구성된다.
새누리당 의원이 7명, 민주통합당 의원이 2명이다. 쪽수에서 밀린 민주당은 더도 덜도 말고 그저 부의장 자리 하나만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부의장은 임자가 정해져 있으니 자치위원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어쩌면 이것도 감지덕지 하라는 태세였다.
결국 이 부분이 합의가 안 되자 파행이 시작됐다. 성복용 의원은 명색의 재선의원이다. 연배로 따져도 두 명의 시의원과 함께 나이가 가장 많다.
짐작컨대 의장단 선거 전에 잠시나마 여유 있던 모습을 보면 누구와 조율이 있었던 건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그러니 내심 부의장 자리를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열흘간의 유럽연수에서 어떤 작업이 이뤄졌는지도 알 수 없다.
어쨌든 부의장 자리를 놓고 성복용 의원과 초선의 김학원 의원이 자리다툼을 벌였다. 이틀 동안 5차 조율까지 갔다. 이 과정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시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시의원이 몇 명이나 된다고 저렇게들 화합이 안 되는 것이냐.” “초등학생 수준이다.” “도대체 부의장 자리가 뭐 길래.” “어지간하면 양보하지 무슨 욕심들이 그렇게 많으냐.”
앞서 새누리당 내에서도 원만한 조율을 이루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악성 여론이 빗발치자 어느새 교통정리(?)가 된 듯 보였다.
처음부터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재선의 김문자 의원과 임영길 의원이 이내 ‘수긍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따져봤자 소용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저런 진통 끝에 성 의원이 먼저 두 손 두 팔을 들었다. ‘알아서 마음대로 해라’는 불쾌한 심정을 표출한 채 같은 당 정종철 의원과 함께 상임위원실을 빠져 나갔다.
김학원 의원의 부의장 탄생을 알리는 발걸음이었다. 이후 새누리당 의원은 ‘미안하다 이해해 달라’며 단독처리로 원구성을 강행했다. 이들은 친절하게도 그 자리에 없던 성 의원을 자치위원장으로 뽑아줬다.
당시 분위기로 보아 앞날이 걱정됐다. 성 의원이 자치위원장 자리를 수락할지 만무였기 때문이다. 대다수 여론은 엄청난 파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성 의원은 다음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종철 의원은 이번 원구성에 대해 이가 갈리는 모양이다.
정 의원은 ‘배부른 사자는 사냥을 안한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개원과 동시에 내부적인 갈등과 배려, 소통의 부재로 이천시민께 성숙하지 못한 모습 보여드린 점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이해를 구했다. <특별기고 참조>
지난 2년 전 새누리당의 싹쓸이 원구성에 대한 불만 표출로 자전거 투어를 벌인바 있는 정 의원은 전후반기 모두 원구성 진출에 실패한 불운의 시의원이다.
아예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목할 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유권자들로부터 최다 득표를 얻어 시의회에 입성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울어야 젖을 준다’는 교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따지고 보면 ‘물 반 고기 반’인 원구성이다. 열 명도 안 되는 시의원이 서로 자리다툼이나 하는 행태는 불행 그 자체다.
야당과 ‘야합했다’는 오해 받을까 두려워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 못했다는 원구성 진출자를 비롯한 시의원들에게 시민들은 이렇게 묻는다. “다들 맡은 역할에 잘 할 자신은 있는 겁니까?”
다시 정종철 의원의 얘기다. 그는 원구성이 끝난 다음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명분도, 실리도 없이 자존심마저 짓밟혔다. 이런 똥통 속에서 과연 내가 이천시의 앞날을 걱정해봐야 똥통을 정화 할 수 있을까? 슬프구나”라는 심경을 토로했다.
도대체 똥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천저널 icj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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