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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린 행복한가?

수업이 재미있어서 모두가 행복한 학교-배움의 공동체 이천저널l승인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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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영 설봉중학교
이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학교가 있고, 그것을 지원하는 교장을 비롯한 관리자가 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있으며, 그것을 누리는 학생들이 있고, 그것에 동참하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있다.

우리는 지금껏 경쟁원리와 상대평가에 익숙해 있어 수업을 위한 평가인지, 평가를 위한 수업인지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가를 당연하게 여기며 아이들 개개인의 배움 여부를 보려하지 않고 단지 성적에 따라 그 아이들에 대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에 익숙해져왔다. 그래서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과 뒤처지는 아이들로 구분하여 수준별로 나눠 수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과연 수준별 수업을 통해 정말 효율적인 부진아 교육과 우수반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 또한 그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행복해졌는가?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는가?’라고 한다면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이런 수업방식이 부분적으로나마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방과 후까지 이어지는 몇몇 선생님들의 노력에 의한 극히 드문 예에 불과하며, 그것이 수업시간에 아이들 스스로 배우고 서로 돕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말은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실천해나가는 학교에서만 들려오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은 우리 선조들이 이미 해왔다는 것에 그 역사성이 있다. 김홍도의 서당도를 보면 훈장님을 보며 둥그러니 앉아 수업하는 모습 속에 지금의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서의 ‘ㄷ 자형’좌석배치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르쳐주며 배울 수 있는 구조이며 수준에 따라 나눈 것이 아닌 함께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일반적인 교실의 모습은 근대산업혁명이후 국민양성교육의 일환으로 시행되어오던 ‘一자형 좌석배치’가 대부분이다. 이는 수업이 학생 상호간의 소통보다는 단절과 경쟁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구조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배움의 공동체에선 ‘아이들의 배움이 수업시간에 실제 일어나고 있는가?’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학교에서의 수업연구를 보면 선생님의 주도로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활용하여 능숙하게 수업을 이끌어가는 구조였다면, 배움의 공동체에선 교사의 교수행위가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수업의 내용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중시여기며, 함께 참여하고 깨달은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교사들이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전제되어야 할까?

첫째,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행정중심의 구도로 운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종 공문처리에 파묻혀서 수업준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행정업무를 처리하러 학교에 온 것인지, 아이들을 교육하러 온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학년중심의 업무분장을 하되 불필요한 업무는 없애고, 각종 공문처리나 에듀파인업무 같은 것을 행정실무사가 맡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이와 같은 업무정상화는 교육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정보 공유로 생활지도와 수업 활동에 대한 연계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급당 인원수 감축이다.
OECD가입국 중 우리나라는 학급당 인원수가 많은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PISA성적 1위 국가인 핀란드나 선진유럽국가들의 경우에는 학급당 인원수 20명도 많다고 줄이고 있는데, 우리는 현재 약 40여명에 육박하는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교육하고 있다. 실제 수업에서도 아이들이 너무 많아 개별학습 지도가 벅차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셋째, 수업시수와 수업일수 감축이다.
초·중·고교의 수업일수와 주당 수업시수가 너무 많다. 아이들에게는 뛰어놀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적 여유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과 남을 배려할 수 있는 너그러움도 싹틀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만 빡빡한 일정에 쫓기며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에게도 수업에 대한 준비와 아이들을 위한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넷째, ‘학부모 참여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학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지금껏 ‘학부모 참관수업’을 관행적으로 해왔다. 자신의 자녀가 수업시간에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수업참관이 아닌, 모든 아이들에게서 배움이 일어나도록 돕는 학습보조자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부모 참여수업으로 전환해야한다. 그래서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사들과도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교사로 살아오면서 ‘과연 나는 행복했는가?’하고 자문을 해보면 긍정적인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행복했던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그 작은 행복은, 아이들과 수업시간이라는 만남 속에서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도록 돕는 내 모습을 바라볼 때였다고 생각된다. 나는, 진정한 배움이 솟아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지 않았는가…. 앞으로 그 행복감을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그리고 이 행복바이러스가 널리 퍼져나가도록 내 스스로 징검돌 하나가 되어 보고자 한다.


이천저널  icj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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