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백상 이천저널 부사장

이래저래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로지 자기네 입장만 고집하는 것 같아 얄미운 생각마저 든다.

이런 구태적인 ‘몹쓸 관습’이 언제까지 되풀이 될지 참으로 안타깝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니 할일 많은 시장과 국회의원의 사소한 행사 초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전에 언급했던 지방의원들의 초대도 마찬가지다. 시장 비서실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수북이 쌓인 행사 초대장을 보고 있노라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천을 대표하는 분들이 짬을 내 행사장에 참석하면 초대하는 곳의 회장이나 관계자들은 자연히 으쓱해질 법도 하다.

이런 맛에 너나 할 것 없이 초대장을 남발 하는 것인데, 썩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과 국회의원 비서진들은 빠듯한 일정 맞추느라 늘 진땀을 뺀다고 한다.

“일정을 잡자니 시간이 너무 없고, 안 가자니 이런 저런 뒷말이 걱정되고.” 이것이 비서들이 말하는 선출직의 피할 수 없는 애로점이다.

예의상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의 참석 요청을 거절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게다. 그러나 사소한 일에 얽매이다 보면 큰일을 그르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시장과 국회의원, 그야말로 할일이 무진장 많다. 중리·마장택지 개발을 비롯해 복선전철, 자동차 전용도로, 이천시가지 도시계획, 도자 예술촌, 시립화장장 문제 등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현안 문제가 산더미 같다.

더군다나 이들은 주식회사 이천시의 대표이사와 같은 책임을 떠안고 있다. 대표이사의 역할에 따라 회사의 앞날이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과 국회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미래가 결정된다.

일선 행사장에 참석할 만큼 여유로운 시간이 없다. 또 굳이 참석하여 잠깐 동안 얼굴을 비추고 나온들 그 행사가 무엇이 빛나겠는가.

바쁜 양반들 굳이 불러내는 것은 그 자체가 민폐다. 대의를 생각해 이제부터는 구태의연한 관습을 버리자.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주자.

당장 그렇게 하자.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시장을 개업식에 까지 초대한단 말인가. 당사자에겐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너무한 처사다.

이제 갓 여의도 배지를 달은 국회의원에게도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자. 그의 움직임에 따라 이천의 지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석해 달라’는 초대장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초대장을 보냈는데 얼굴 안 비췄다고 ‘배지를 달더니 사람이 변 했니 뭐니’ 하며 유치하게 구는 일선 사회 단체장들이 문제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런 사람들은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사 갈 것을 조용히 권한다. 시에서 이사비용을 보태준다면 그것도 허락할 일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 싶다. 오히려 시장이나 국회의원이 행사장 따위나 기웃 거린다면 ‘그렇게 한가하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왜 행사정치에만 치중하는 것이냐’고 호통을 치는 것도 괜찮다. 이런 실속 있는 풍토가 자리 잡히면 시장과 국회의원은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이천을 위해 몇 곱 이상은 더 뛰지 않겠나 생각된다.

일을 못 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일을 할 수 없도록 발목을 잡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 발목 잡혀 큰일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그것은 비극이다.

능력 있는 시장과 국회의원을 가진다는 것은 이천시의 행운인 동시에 시민의 축복이며, 이들의 성공적인 역할 수행은 이천시를 행복도시로 만드는 첩경이 된다.

‘몹쓸 관습’으로 통용되는 리더들의 행사초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