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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대선 교훈 2. 결선투표

이천저널l승인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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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환 극동대학교 겸임교수
51.63%대 48.37%. 간발의 차이죠. 6일 실시된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올랑드 후보가 현 대통령인 대중운동연합의 사르코지를 물리치고 당선됐습니다. 3.26% 차이예요. 지난 4월 22일 1차 투표에서 28.63%대 27.18%로 1.45% 앞섰던 데 비해 약간 더 벌어졌지만, 1,2위 순위는 바뀌지 않은 채 예상대로 사회당 후보 승리로 끝났습니다.

여기서 궁금해 져요. 대통령 선거 하는데 4월 22일 하고, 5월 6일 또 하니. 2번 투표한 거예요. 이 무슨 제도인가요. [결선투표제]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채택하고 있는 아주 독특한 선거 방식인데요. 선거에서 누구든지 50% 이상을 얻으면 당선이 확정돼요. 그런데 50% 이상 득표자가 없을 때는 상위 1, 2위만 놓고 투표를 다시 한 번 해요. 과반수 이상 지지를 얻는 당선자를 만드는 취지지요.

미리 합의해서 누가 나가고 말고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직접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에게 지지도를 물은 뒤 자연스럽게 표를 많이 얻은 사람으로 단일화하는 거죠. 담합 의혹을 없애면서 유권자의 정확한 표심을 반영할 수 있어요.

4일 치러진 한국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도 바로 이 결선투표제를 채택했어요. 문재인(대선후보)-이해찬(당대표)-박지원(원내대표) 밀약이라는 의혹 아래 4명(박지원 49표, 유인태 35표, 전병헌 28표, 이낙연 14표)이 표 대결을 벌였지요. 박지원 의원이 49표로 1등을 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의 과반수에 미치지 못해 2등한 유인태 의원과 다시 한 번 표 대결을 펼쳤어요. 이 결선투표에서 박지원 의원이 67대 60으로 당선됐습니다.

다시 프랑스 대선으로 가 보죠. 4월 22일 10명의 후보가 최선을 다해 얻은 국민의 평가를 볼까요. 학창시절 프랑스어 공부 기억 떠올리며 프랑스의 세계적 공정언론, 르몽드 신문 인터넷판에서 찾아낸 프랑스 내무부(ministere de l'interieur) 공식 발표 수치입니다.

1등. 프랑수아 올랑드(사회당, Partie socialiste, 온전좌파)-28.63%
2등. 니꼴라 사르코지(대중운동연합, Union pour un movement populaire,온건우파)- 27.18%
3등. 마린 르펭(국민전선, Front national, 극우파)-17.9%
4등. 장 뤼끄 멜랑숑(좌파전선, Front de gauche, 강경좌파)-11.11%
5등. 프랑수아 바이루(민주운동, Movement democrat. 중도)-9.13%
6등. 에바 졸리(녹색당,Les Verts, 친환경 중도좌파)-2.31%
7등. 니꼴라 뒤퐁에냥(깨어나라 공화국, Debout la Republique, 중도우파)-1.79%
8등. 필립 푸투(반자본주의 신당, Nouveau parti anticapitaliste, 극좌파)-1.15%
9등. 나딸리 아르토(노동자의 투쟁, Lutte ouvriere, 극좌파)-0.56%
10등. 쟈끄 쉬미나드(연대와 진보, Solidarite et Progres, 중도좌파)-0.25% 

당 이름만 보고도 그 성향을 잘 알 수 있죠. 별별 성향의 후보자들이 다 나오잖아요. 아예 자본주의 끝장내자는 과격한 입장의 정당까지 나오니…. 백가쟁명의 실상을 여실히 들여다 볼 수 있지요. 10명중 6명이 좌파계열이고, 3명이 우파, 1명이 중도입니다. 역시 진보 측 분파가 더 많죠. 6등부터는 지지율도 2%대 아래로 무척 낮아요. 그래도 프랑스에서는 집권당 심판한다고 단일화하자는 말 없습니다. 다 출마해 국민심판 받은 뒤, 단일화합니다.

1차 투표 뒤, 4등 좌파전선의 멜랑숑과 6등 녹색당의 에바 졸리는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올랑드 후보 지지를 선언했어요. 3등 르펭 후보 표는 대부분 사르코지 현대통령에게 갔을 겁니다. 이렇게 국민선택을 통해 단일화를 자연스럽게 실현시켜요. 국민의사는 묻지도 않고 국민의사는 묻지도 않고 “너는, 너희 당은 세가 약하니 물러나라”라는 식의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당정치. 다양성이 생명인 민주사회를 옥죄는 퇴행적 정치문화는 아닌지….

민주사회는 다양성이죠. 백가쟁명의 후보 지지자들 모두에게 투표기회를 주면서도 단일화하는 절묘한 프랑스 결선투표제,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번 4.11 총선에서 단일화를 놓고 다양한 경험을 했던 대한민국과 이천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고요. 총선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민생과 거리 먼 권력다툼에 빠진 우리 정당정치에서 더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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