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의 영혼아 미안하구나

너희들이 구제역으로 병들어
죽어갈 때 치료약이 없어서
살리지 못한 것 미안하고
병들지 않은 것마저도 인간들의 욕심 때문에
생매장 한 것 정말로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

너희들은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도
인간들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돌보던 주인에게 목돈까지
안겨주고 너희가 살던 동네에
상하수도 놓아주고 떠난 너희들인데

고향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아무런 공로 없으면서
시장도, 국회의원도 하겠다고
달려드는 탐욕스런 인간을 돼지같은 놈이라고
너희들 조상의 존귀한 이름을 빗대어 말한 것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구나

돼지들의 영혼에게 물어보아라

사랑의 쌀독에 쌀 한 가마
기증하지 않았으면서
사랑의 김장 김치 담그기 행사에
한 번도 동참하지 않았으면서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한 번도 돈지갑 열지 않았으면서

사랑의 연탄봉사
양로원 목욕봉사
설봉산 청소 봉사
장애인 돕기 연합행사 등
어느 것 하나도 함께 하지 않아
이천 시민들과 일면식도 없으면서

쥐뿔도 자랑할 것 하나 없는
명함 한 장 들고서
이천의 국회의원 되겠다고
혜성처럼 나타나는 사람들
몸도 주고 마음도 주고 떠난
돼지들의 영혼 앞에 옷깃을 여미고
국회의원 될 자격이 있는지
돼지들의 영혼에게 물어보아라

▲ 이천여주 경실련 작은사랑나누기 고문 이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