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우 이천시 관고동

지난 주 일요일 A농협주유소에 그 동안 사용한 비료 및 농사자재 외상을 처리하려고 갔었다. 주말에 어머니를 도와 농사일에 사용됐던 자재값이 솔찬히 있었다.

필자는 당연히 월급쟁이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담당자 왈, 신용카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 신용카드가 안 되는지 물었는데, 이는 관례적으로 채권이기 때문에 현금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기재한 안내문이나 계약서를 요청했는데 필자가 받은 문서에는 그러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 물론 현금을 어찌됐든 만들어 볼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필자를 이해시킬 수 없는 담당자의 대답이 어이가 없어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보다 자세한 내용을 요청했는데 이러한 민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 기분이 나빴다. 채권이라 하면 어떠한 문서가 수발돼야 하는 터. 구두로만 정리하는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조합원의 자부심은 이제 없다.

과거에 어떤 사람이 헬스클럽을 5개월 약정해서 1개월을 이용하고 4개월 이용료 환급을 요청한 사례가 있었다. 법정에서는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약정서가 있으나 소비자의 권리가 앞선다는 것이다.

헌데 필자는 이러한 약정서를 작성한 적도 없고 관례적으로 이행한다고 하면서 정확하게 조합원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A농협의 답변이 불쾌했다. 조합이 농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지, 회의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구시대적 발상을 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분명 조합이 조합원이 요구한 내용을 설명하지 못하면 이는 인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조합을 이용하는 사람 대다수가 고령의 농민이다 보니 이러한 민원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필자의 형님이 다 계산해서 더 이 사건에 대해 시시비비 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왠지 푸대접 받고 있다는 생각이 쉽게 기분이 나아지진 않는다. 차후에는 이러한 일들이 없길 바라면 발전된 A농협조합이 되었으면 한다.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