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영 도예가가 2m20cm에 달하는 초대형 청자 도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자기가 납작해졌다! 아름다운 곡선과 신비로운 색감으로 우리를 유혹할 것만 같았던 도자기가 납작한 네모가 됐다. 어딜 봐도 곡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름하여 ‘도판’.
도자기가 커졌다! 손바닥만한 것에서부터 수박만한 것까지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는 도자기. 그런데 작게는 30cm*30cm에서부터 크게는 2m20cm*90cm까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도판이 발견됐다. 이호영 도예가에게서 그 놀라움을 발견한다.

- 이호영 도예가와 대형도판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의 도자기가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이호영 도예가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다.
지난 8일 이호영 도예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여느 작가의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이 도예가의 작업실에도 작품들이 한가득이었다. 다만 그의 작업실에 있는 것은 아름다운 굴곡을 뽐내는 도자기도 아니었고 일명 ‘도예타일’이라 부르는 일반적인 도판도 아니었다. 그곳에 있는 작품들은 다름 아닌 대형도판.
대형도판. 언뜻 생소한 이름이지만 여러 개의 도예타일을 하나로 합쳤다고 이해하면 쉽다. 따라서 이 도예가의 작업실에는 1m가량의 도판부터 2m가 넘는 도판까지 다양한 크기의 도판들이 숨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독 눈에 띄는 도판이 있었다. 작업실의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길이 2m 20cm에 폭 90cm의 대형 청자도판. 이는 이 도예가에게 있어 다년간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최대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도자기 기법 중 가장 어렵다는 고려청자 고유의 기법을 그대로 살린 것은 물론, 그가 시도한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2m 50cm의 대형도판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이 도예가. 이 도예가야말로 도자기의 무한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장본인이 아닐까.

▲ 이천환경공원에 조성된 대형 도판 벽화. 이호영 도예가의 작품이다.

- 이호영 도예가의 마술
이호영 도예가의 손길이 닿으면 그곳은 천국이 된다? 바닥부터 조형물까지 이 도예가의 손이 닿는 모든 것은 예술이 된다.
이천시 곳곳에는 이 도예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숨어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설봉공원. 설봉공원 내부에 일명 ‘장미공원’이라 불리는 곳의 바닥에는 도판으로 꾸며진 도자기가 존재하고 있다. 이천이 ‘도자기 도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리 밑에도 환상이 불어왔다. 자칫 황량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리 밑에 이 도예가가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유명 화가인 연세희씨와 공동으로 작업한 이 작품은 이 도예가가 유달리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도예가의 본 실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이천환경공원. 이천환경공원에는 축대부터 시작해서 조명등, 벽면까지 이 도예가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 공원에는 더욱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이 외에도 송도신도시, 경주 등 타 도시에도 이 도예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오히려 이천보다 타 도시에서 들어오는 러브콜이 더 많을 정도라면 말 다 했다.
이 도예가의 손끝에서 펼쳐진 마술로 전국 방방곡곡이 생명을 얻었다. 이번 주말에는 이천시 곳곳을 꾸며주고 있는 이 도예가의 작품을 찾아 조금은 생소하고 신선한 대형도판을 직접 만나보는 것이 어떨까.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