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앞으로 다가온 평생학습축제! 그에 따라 축제에서 여태까지의 성과를 선보일 23개의 우수학습동아리가 선정됐다.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우수학습동아리는 평생학습축제의 ‘꽃’이 되리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중 흥겨운 장단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어깨춤을 들썩이게 하는 이천의 명물 ‘풍물패 곳간’을 만났다.

 

▲ 풍물패 곳간 회원들.

“얼씨구~ 좋다! 지화자~ 좋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설성주민자치센터가 들썩인다. 지칠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꽹과리와 징, 장구, 북의 향연 속에서 ‘풍물패 곳간’ 회원들의 열정과 진지함이 묻어나온다.

지난 20일 설성주민자치센터에서는 흥겨운 풍물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이토록 흥겨운 장단이 들려오는 것은 필시 설성면에서 잔치가 벌어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연습하는 소리. 혹시 모를 공연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기 위해 ‘풍물패 곳간’은 일주일에 두 차례씩 모여 내실을 다진다.

이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풍물패 곳간’의 실력 탓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5명의 신입회원들. 신입회원들은 자꾸만 늘어나는데 기존 회원들의 실력이 줄지를 않으니 말 다 한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장단을 맞출 수 있을 날을 꿈꾸며 30분 더 일찍 연습실을 찾는다. 기존의 회원들 역시 신입회원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너무 고집했던 탓일까. ‘풍물패 곳간’에는 유난히 부부 회원이 많다. 20일 연습 시간에 맞춰 연습실에 찾는 회원들이 각기 쌍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 모인 부부회원만 4쌍. 취미활동도 하고 부부간의 정도 나누니,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그 덕에 ‘풍물패 곳간’도 신이 난다. 지역 행사가 있을 때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아무래도 부모님이 함께 있는 동아리이다 보니 타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녀들도 행사장을 찾아와 함께 풍물을 배워보기도 하고, 공연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회원들의 열의 역시 대단하다. 자꾸만 늘어나고 있는 회원 수에 비해 장구나 북의 개수가 모자라다 보니, 급기야는 하나씩 구입하고 나섰다. 덕분에 설성면에는 연습하는 날이 아니라도 마을 곳곳에서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진다.

4년간 풍물에만 매달려서 지겨울 법도 한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해 안달이 났다. 영남사물놀이부터 시작해서 거북놀이, 설장고, 지신밟기 등 오히려 못하는 풍물 연주가 없을 정도지만, 계속해서 다른 장단을 배우고 싶다는데.

풍물 연주를 통해 ‘우리 가락을 아끼고 사랑하는 농부,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는 농꾼, 풍년을 노래하는 멋쟁이’가 되겠다는 이들의 바람은 어쩌면 벌써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이제 각종 행사를 참여하며 우리 가락을 널리 알리는 소리꾼이 되는 일만 남았다.

풍물패 곳간 김재기 회장은 “처음에는 지역에 풍물패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악기가 없어서 못할 정도가 됐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서인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며 “우리 동아리가 정말 주민자치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한다.

호기심으로 잠깐 북을 잡았던 사람들이 그 장단에 매료됐다. 호흡을 맞춰가며 함께 만들어가는 장단에 어깨춤을 들썩인다. 설성면에 고운 춤사위가 마를 날이 없다.

 

 

이천저널

한송이 기자  uh07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