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박씨는 자신의 집 앞 마당에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 고여 있고, 집 옆 논의 축대는 무너진 상태 그대로라며, 안전시설로 쌓아놓은 모래주머니도 터져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세상에 이런 경우가 또 있을까요. 힘없는 주민이라고 무시해도 됩니까. 끝까지 싸울 거예요.”
지난 10일 박선희 씨는 법원 소송에서 ‘벌금 150만원’을 판결 받았다. 공무원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판결이 난 이상 잘못됐다. 하지만 박 씨는 항변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민원은 해결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미뤘다. 6~7개 부서를 쫓아다녔다. 하지만 끝내 온 것은 피해 복구와 보상이 아니라, 나의 부지에 건축물을 철거하라는 것이다.”

박씨가 문제 삼는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인근 공사 피해로 인한 원상복구와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그리고 공사과정 상에 주먹구구식 설계로 문제점이 발생한 점을 꼽았다.

때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법면 안평3리 화훼단지 바로 밑에 살고 있는 박씨는 집 앞 야산을 절개해 화훼단지 조성공사가 진행되면서 피해를 입어왔다고 주장했다.

“공사 당시 장마에 대비한 안전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공사를 강행해, 토사가 집으로 들어와 쌓이고, 배수로가 막히고, 축대는 무너지는 등 피해가 말도 못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과는 커녕 원상복구와 피해보상 대책조차 세워주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박씨의 집을 가본 결과 집 앞 마당에는 물이 배수가 되지 않아 고여 있고, 집 옆 논의 축대는 무너진 상태 그대로며, 안전시설로 쌓아놓은 모래주머니도 터져 방치돼 있었다.

그리고 박씨는 집 앞 화훼단지 진입로의 상태를 문제 삼았다. 박씨는 “집 앞(242대)은 논둑과 도랑(구거, 775구)이 흘렀고, 그 앞에 야산 밑자락(245-4임)이, 그리고 야산 건너편으로 구거 부지(775구)와 도로부지(774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대지-구거-임야-구거-도로 순이다. 당연히 화훼단지 진출입로를 만들려면 집 앞 건너편 구거와 도로를 이용해 설계가 들어갔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박 씨의 집 바로 앞 구거와 임야를 통해 진출입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당시 시청 국과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아니 내가 1000평의 땅에 진출입로 없이 300평짜리 건물을 지으면 허가가 납니까. 제가 주장하는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야산(245-4)은 공사가 끝난 2010년 6월이 돼서야 지번이 등록 변경 됐습니다.”

박씨의 문제점 지적은 간단했다. 피해복구와 설계 상 진출입로 공사가 잘못됐는지 여부다. 박씨의 싸움은 다시 시작됐다. 이밖에도 다양한 문제점들을 기자에게 토로했다.

관계 기관도 박 씨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태가 더 이상 악순환으로 진행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