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를 발표하는 환수위원회 박창희 실무위원장(왼쪽부터), 조명호 상임위원장, 영월암 주지 보문 스님.

“계속되는 지진으로 이천오층석탑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한일 공동조사와 복구를 요구하며, 조속한 시일 내 이천으로 이천오층석탑을 돌려보내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이천오층석탑이 훼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다녀온 이천오층석탑 환수위원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오쿠라 재단 측의 ‘잘 보관하겠다’는 말을 신뢰할 수 없고, 더 이상 훼손돼 가는 이천오층석탑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다.

급기야 환수위는 지난 1일 이천문화원 회의실에서 긴급 공동위원장 및 실무위원회 보고회를 갖고 신속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하고, 2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환수위 대표단은 5월 24일 일본을 방문해 석탑을 둘러보고 3층과 4층에 25㎝가량 심각하게 틀어지는 등 훼손 상태를 파악했다.

그리고 오쿠라 측에 문의해보니 “훼손된 석탑으로 인해 시민들이 다칠까 염려스러워, 3월 16일 포막을 설치했다”는 답변 뿐이었다.

또한 일본문화재청에서 보내온 피해조사 공문서에도 ‘피해가 없다’고 답해, 이는 오쿠라 측이 거짓으로 일본 정부기관에 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수위는 “석탑이 훼손된 위기 상태임에도 오쿠라 측이 이를 계속 방치하고 있는 것”이며 “오쿠라 측이 ‘잘 보관하고 있다’는 주장과 명분 또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오쿠라 재단을 비난했다.

이에 환수위는 “오쿠라재단은 심각한 상태의 석탑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한일 공동조사와 복구를 신속하게 할 것”과 “이천오층석탑을 조속한 시일 내에 대한민국 이천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환수위는 이날 채택해 발표한 성명서를 오쿠라 재단 측에 통보하기로 했다.

대지진과 지속되는 여진으로 일본인들의 피해와 마음의 상처는 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리판단을 분명히 해 더 이상 천년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 여론이다. 오쿠라 재단 측의 지혜로운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