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중학교 2-7반 최혜민

이천시 경계순례를 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학교에서 종례시간에 이천시 경계순례를 하니 참여할 사람은 선생님께로 오라고 하셨다. 나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밀려와 선생님께 바로 갔다. 그래서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신청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원자가 300명 이상이어서 탈락될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중에 당당히 합격을 했고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제1구간은 동원대(정개산)부터 출발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눈이 많이 온 관계로 정개산 가기가 힘들어져 제3구간인 부발읍 가산리~장호원 이황리를 갔다. 하지만 그때에도 아직 눈이 녹지 않은 3월이라서 눈 덮힌 언덕과 산을 올라야만 했다.

처음으로 20km가 넘는 거리를 걸으니 몸에 무리가 왔다. 다리에 알도 배기고 온몸이 뻣뻣해졌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해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렇게 처음으로 힘들었던 구간이 끝났다.

제 2구간인 동원대(정개산)을 갔다. 눈이 다 녹아 갈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기 전에 우리들은 장비를 모두 갖추고 올라갔다.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입구를 들어서는데 시멘트길로 약 20여분을 넘게 걸어가야 하는 가파른 길이 나타났다. 그 뒤 나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어마어마한 광경을 봤다. 경사가 어마어마하여 계단이 끝이 안보이도록 나있는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나는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갔지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승리를 했다!

험난하고 가파른 길을 계속가고 또 계속 갔다. 드디어 눈앞에는 천덕봉이 보였다. 하지만 온통 바위로 되어있어서 오르기가 힘들었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숨소리는 거칠어지며 다리는 점점 더 아파왔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났을까? 나는 어느새 정상에 서 있었다. 정상에 올라가니 가슴이 뻥 뚫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멋진 광경에 반해버렸다.

누군가 산을 간다면 꼭 이 정개산을 추천해 주고 싶다. 힘든 만큼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정개산을 갔다 온 뒤 내 엄지발톱의 반은 멍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멍을 단순히 아프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

제 3구간인 백사면 현방리~부발읍 가산리로 갔다. 나는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왜냐하면 오늘은 개울을 건너기 때문이다. 복하천을 건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바지가 물에 젖고 신발이 물에 젖었지만 나는 그 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 행복에 방해가 되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벌레가 너무나도 많았다. 물이 오염돼서 더럽고 쓰레기가 많아서 벌레들의 서식지가 된 것 같았다. 아직도 이천에 이런 곳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겠다고 절실하게 느꼇다.

개울을 건너고 나서, 백기영 이사님, 현병우 이사님께서 전체 단원들에게 강의를 해주셨다. 가방을 올바르게 매는 방법, 손목의 힘을 이용하여 스틱을 올바르게 잡는 방법, 올바르게 걷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중에서는 나는 올바르게 걷는 방법이 제일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두 다리만 있으면 그냥 아무생각 없이 걸었었는데 강의를 듣고 나니 발을 뒤꿈치부터 앞꿈치로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상 걸을 때마다 다리가 아파서 내가 잘못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걷는 방법에 대해서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의를 해주신 이사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또한 구간 구간마다 밥차의 맛있는 음식과 간식거리를 많이많이 주셔서 행복했다.

제 4구간은 가장 아름다운 상행으로 손꼽을 수 있다. 제 4구간은 장호원 이황리~음성군 감곡 삼거리를 가는 것이다. 이번 경계순례는 산을 총 3번 탔다. 2번째 산은 연대산이라는 산인데 가파르며 힘이 들었다. 하지만 그 힘듦을 달래주는 것이 있었다. 양옆에 철쭉이 가득 피어 있었던 것이다. 철쭉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철쭉에 이어 개나리까지 우리를 반겨주고 있는 듯 했다.

연대산 정상에 이르자 밑에는 나래리 동네가 한눈에 보였다. 맑은 공기가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쓸고 지나갔다.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혀 있었지만 힘이 든 것도 잠시 우리는 나래리의 경치에 푹 빠져 감상을 했다. 마지막에 도착하니 나는 영화 한 장면에 서 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모아 한꺼번에 같이 모아둔 것 같았다. 이곳 또한 철쭉과 개나리, 목련, 연못이 활짝 피고 바람에 흔들려 물결모양을 치는 것을 보니 꼭 우릴 보고 손 흔들며 인사하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나는 이런 경험은 누군가가 말해주어서 아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천저널

이천저널  icjn@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