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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송이 취재기자 | ||
지금 대대리 마을은 사람들의 목숨을 쉽게 앗아가는 암(癌)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몇 년 사이에 10명이 넘는 주민이 암과 뇌질환, 그리고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사망했다.
현재도 이와 같은 병에 걸려 사투를 벌이고 있는 주민도 7명에 달한다.
이 마을 한 공장에서 발암물질이 대거 함유된 제품을 생산해 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주민들이 공장 주변에서 농사짓거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이들의 증세가 이 공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이쯤 되자 주민들은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면서 발암물질을 사용하는 공장이 자연보전권역인 이천에서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많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천시에 수차례에 걸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급기야 이천경찰서에 업체와 이를 허가해 준 공무원들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마을 곳곳에 부착했다. 이정도면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 아닌가. 그런데도 당사자 격인 이천시 공무원들은 이 마을에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혹은 환경단체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공포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안위를 챙겨야할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주민들의 주장을 깡그리 무시하는 건지, 아니면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짧은 기간 주민 10여명이 사망하거나 비슷한 병에 걸려 병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주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척이라도 해야 민의의 대변자로서 도리 아닌가.
이웃집 아저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문병을 가고, 우리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생떼를 쓰는 나라를 돕기 위해서도 성금과 물품을 보내는 세상이다.
그러함에도 지금껏 나몰라라 하고 있는 걸 보면 아예 사람 취급을 안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그것이 경찰 고발에 따른 ‘괘씸죄’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한 농촌마을에서 ‘흔히 발생하는 민원이겠지’라고 가볍게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런 징후로 읽힌다.
그러나 훗날 경찰조사 결과에서 허가가 날 수 없는 공장을 허가해줬다면, 수질검사 결과 발암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면, 그래서 소중한 생명을 앗아 갔다면 이 모든 일을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주민들이 경찰서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정을 하루 빨리 인식하자. 그리고 이천시와 정치인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든 알 수 없으나 주민들이 의혹을 품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줘야 함은 당연지사다.
착하게 살기만 했던 주민들이 머리띠 매고 길거리로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신뢰를 쌓는 데는 5년이 걸리나 잃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신뢰와 공포’는 심각한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주민들은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 이천시나 업체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이다.
지금 당장 암이라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대대리 주민들을 찾아가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듣고 눈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여긴 일반적인 민원이 아닌 핵폭풍 이상 가는 민원이란 걸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천저널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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