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전쟁 같은 하루’

조정희 조리사의 하루는 ‘위생’으로 시작해서 ‘위생’으로 끝이 난다. 매일 아침 업체로부터 요리재료가 배달되면 조 조리사의 ‘전쟁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배달된 재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유통기한부터 원산지, 제품 온도, 포장 상태 등을 점검하고, 하자가 있는 물건은 그 자리에서 즉각 반품한다. 그 과정에서 업체와의 실랑이도 불사한다.

급식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조 조리사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재료의 점검이 끝난 오전부터 학생들의 급식 만들기에 들어가는데, 공정을 바꿀 때마다 손 씻기는 기본이요, 앞치마와 장갑까지 모든 것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육류·생선류·익힌 채소·생 채소에 따라 도마와 칼도 따로 써야 한다.

조 조리사는 “공정을 바꿀 때마다 손을 씻다 보니, 손을 하루에 몇 번을 씻는지 모르겠다”며, “이젠 습관이 돼서 손을 씻지 않으면 찝찝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하며 웃는다.

친환경농산물로 건강도 ‘쑥쑥’

조 조리사는 부발초등학교가 올해부터 친환경농산물을 사용하게 되자 잔뜩 신이 났다.

전에 비해 탄력 있고 건강한 채소 덕에 학생들이 더 영양가 있고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매주 수요일에 있는 특별 급식에서 비빔밥이나 콩나물밥 등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면 더욱 신이 난다고.

조 조리사는 “친환경농산물을 쓰니, 조리를 하고 난 후에도 채소들이 숨이 죽지 않는다”면서 “그 덕에 확실히 음식이 더 맛있어졌다”고 요즘은 급식을 만들 때마다 맛있게 먹을 학생들 생각에 더욱 기분이 좋다고 한다.

조 조리사는 또 “배식을 하면서 조손가정이나 외탁가정 등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면서, “그 아이들에게 더 좋은 음식,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힘든 것도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학생들 웃는 모습에 ‘뿌듯’

조 조리사가 급식실에서 일을 한 지도 올해로 15년째.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학생들이 맛있게 먹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또 맛있다며 더 달라고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싹 가신다고 전한다.

특히 채소나 김치 등을 편식하던 학생들이 편식하지 않고 잘 먹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적당히 할래야 적당히 할 수가 없다는 조 조리사.

어린 학생들이 먹는 음식이다 보니, 혹여나 안 좋은 사태가 발생할까봐 항상 긴장상태에 있다가 급식실 정리가 끝난 후에야 한시름 던다고 한다.

조 조리사는 “아이들이 워낙 작고 예민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급식이 맛있다면서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가 지어진다”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활력소라고 전한다.

한송이 기자(uh0703@naver.com)

이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