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던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있다면 어쩌면 그건 외사랑일 거라고. 외사랑은 상부상조의 미덕을 잊어버린 채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하는 것이기에, 상대방은 자신을 봐주지도 않는데 한없이 베풀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더 힘들다고.

이천시는 지금 이천시민에 대한 외사랑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시민들은 이천시에 대해서 함부로 생각하며 베풀거나 배려하지 않는데, 이천시는 상처 입으면서도 맹목적으로 시민들에게 베풀고 편의를 생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천시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두문불출 애쓰고 있다.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이천아트홀을 개관, 연극이나 뮤지컬, 콘서트 등 각종 문화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게 했으며, 각 지역 주민자치센터를 방문하면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운동 등 알찬 여가시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때문에 시민들은 언제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풍성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여가선용을 목적으로 해왔던 실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뽐낼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시민들은 이천시를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가. 여기에서 ‘일’이란 김연아 선수나 박지성 선수처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의 대단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도로에서 각종 정차구간을 보자. 많은 차들이 도로에서 정지 신호를 받고 서 있던 자리는 온통 담배꽁초로 가득 차 있다. 정차해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창문 밖으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차가 다니는 도로가 이럴진대 인도는 오죽하랴. 어떤 길을 걷더라도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어렵지 않게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길 한 가운데에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는 중앙통에서도. 1분만 걸으면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번거로워 길에 버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민들이 이천시에 저지르는 ‘만행’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길거리 아무데서나 껌이나 침을 뱉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며, 심지어 공공기물을 파손한 후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 갈 길을 가고 만다.

이천시민들의 시민의식이 땅에 떨어졌다. 담배꽁초를 땅에 떨어뜨리면서, 껌이나 침을 땅에 아무렇게나 뱉으면서, 시민들이 자신의 양심마저도 땅에 떨어뜨리고 아무렇게나 뱉어내고 있다.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고 담배꽁초에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천시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천시는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조금 더 풍요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지만, 그 사랑을 받고 있는 시민들은 이천시를 위한 배려를 요만큼도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시의 외사랑이 언제쯤 빛을 발하게 될 것인가. 언제쯤이면 시민들도 이천시의 사랑을 깨닫고 이천시에게 배려를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시민들이 땅에 떨어진 양심을 되찾고 시민의식을 되찾아, 이천시의 외사랑이 하루빨리 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