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시(군)-읍면동으로 4원화 돼 있는 행정 단계를 축소하고, 나아가 인접 하고 있는 시군을 통합해 발전시키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9월 1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겁니다. 국회가 16일 본회의를 열어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법을 찬성 138표, 반대 43표, 기권 32표로 의결했거든요. 정확히 지난해 9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주와 이천의 통합을 통합 발전을 제시하고 전국 최초로 양 지역 주민 서명을 받아 통합을 정부에 제안했던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천시는 67%의 주민이 여주와 통합을 찬성해 법적 요건을 갖췄지만, 여주에서 31%만이 찬성하는데 그쳐 그만 여주-이천의 통합이 좌절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향후 10년간 무려 1천 8백억원을 지원받고, 기타 전철의 조기완공 같은 특혜를 얻어 지역발전의 새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2009년 9월과 10월 2달을 오직 여주이천 통합에 매달렸던 입장에서 이천 주민의 찬성이라는 절반의 성공만 거두며 아쉬움을 달랬던 지난해가 너무 안타깝게 떠오릅니다.

지난해 행정구역을 통합할 경우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통합된 시는 경상남도의 창원, 마산,진해의 창원 통합시입니다. 이번 법 통과로 우선 1천 4백억원의 특별 정부지원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가뜩이나 국가 지원 예산이 줄어드는 현실에 가뭄속 단비같은 개발 자금이 될 겁니다. 여주이천 특히 이천 주민들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여주이천 통합을 왜 정치인들은 반대할까요.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주민을 대신해 일을 하도록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 그러니까 시장이나 군수, 시의회나 군의회의원들이 주민들의 뜻과 역행해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치의 요체는 주민 의견을 존중하는 겁니다. 정치인은 주민들을 향해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제공하고 그 청사진의 옳고 그름은 주민들 스스로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여주이천의 국회의원이 돼 여주이천의 발전을 추진하고자 했던 입장에서 저는 다시한번 주장합니다. 여주이천이 발전하려면 통합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통합의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통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통합하지 않는다고 우겨도 결국 여주이천은 통합된다는 겁니다. 이번에 특별법이 통과됨으로써 2014년 지방선거전에 행정구역 통합의 거센 바람이 불 것이 거의 확실시 됩니다. 그러면 가만히 앉아 있다가 통합당할 것이 아니라 선도적으로 실정에 맞는 인접 시군을 선택해 미리 통합하므로써 사전 통합에 대한 지원을 받는 겁니다. 지금 국가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지방 지원이 줄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합하는 시군에는 행정, 재정상의 특혜를 줍니다. 그 특혜를 받아야지요.

이번 특별법 통과로 지방행정구역 개편위원회가 신설되고 19대 국회 개원 후인 2012년 6월 30일까지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니 다음 총선이 무척 중요해집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1년 전인 2013년 6월까지 1년동안 구체적인 통합작업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가서 우왕좌왕 하지 말고, 지금 이천시와 여주군은 시청이나 군청, 시의회와 군의회 안에 [지방행정구역 통합 특별기구]를 설치해 어떤 짝짓기가 좋은지 연구할 것을 간곡하게 주문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해 이미 주요한 방법론을 세세하게 모두 제안했습니다. 이번 특별법에 담긴 내용을 더 분석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특별법을 일별해 보면 인구와 지리적 여건, 생활·경제권, 발전 가능성, 지역 특수성, 역사·문화적 동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합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 통합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주이천이야 말로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특별법은 통합 지차체에 대한 불이익 배제, 공무원에 대한 공정한 처우보장, 통합비용 및 절감 예산 지원, 교부세 외의 추가적인 재정 지원 등의 특례도 특별법에 담고 있습니다. 통합 창원시가 1,400억원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법적 근거입니다.

특별법은 인구 50만명, 100만명 이상으로 통합될 경우 행정,재정상 우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주이천은 합쳐야 30만 8천명입니다. 하지만, 다음 규정에서 통합에 대한 지원이 약속됩니다. 농촌 지역의 경우 인구 30만명 이상이거나 면적이 1,000㎢이상인 자치단체는 50만 이상의 대도시로 간주하기로 법에 명시한 겁니다. 여주이천이 통합되면 인구가 30만명을 넘고, 면적 역시 여주(6백8만㎢), 이천(461㎢)로 합해서 1천 69만㎢여서 정부가 정한 1천㎢를 넘습니다. 50만 이상 대도시로 간주되는 겁니다.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지금 저는 민주당 위원장직을 내놓고 있어 당 차원에서 이를 추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과 관계없이 여주이천의 내일을 위해 여주이천 통합에 매진하겠습니다. 어차피 결국 법대로 통합되는데, 지원받으면서 통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할 때라고 봅니다. 이는 여주이천 주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대목이지, 일부 지방 정치인들의 주장에 휘둘릴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김문환(전 민주당 여주이천 지역위원장, 현 극동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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