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분명 삼류 정치인이나 일삼는 편 가르기가 명확하다. 일찌감치 일러두건 데 아직 의정활동 초반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내편 네 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은 그저 지방자치 본래의 이념과 목표를 실천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는데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얼마 전의 일이다. 미래도시포럼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환경콘서트를 주최했다. 그리고 이 행사의 주관을 맡은 A단체는 행사장에 홍보부스를 설치·운영했다.

다양한 환경체험 캠프와 노래자랑이 곁들여져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이 행사를 열기도 전에 이상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정치적 해석이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회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6·2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경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사실 아무 문제없다. 그런데도 삼류 같은 사람들은 해석을 달리 했다.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대략 이렇다. ‘주최도 아니면서 왜 그런 행사에 참여하느냐’, ‘주최 단체 회장이 누구인지 모르냐’, ‘괜히 밉보여 좋을 게 뭐 있느냐’.

A단체가 홍보 현수막에 주관을 맡은 것으로 돼 있자 일부 정치인들 입에서 이 같은 말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들은 왜 민주당 행사에 A단체가 참여했느냐는 수준 이하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당 소속의 한 시의원은 ‘그런 민주당 행사에 쓸 데 없이 왜 나섰느냐’며 쏘아 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적인 편 가르기다. 순수한 환경콘서트 행사를 지저분한 정치적 시각으로만 바라봤기 때문이다.

A단체 관계자의 푸념어린 속내는 더욱 가관이다. “괜히 행사에 참여해 시의회에 찍혔어. 시의원께서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큰일 났네. 가뜩이나 눈 밖에 나서 골친데. 이 일을 어쩌나.”

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A단체의 성격상 시의원들에게 찍혀서 좋을 게 없다는 얘기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전기 콘센트만 뽑아도 전기료가 10%가 준데요. 샤워 1분내 끝내기, 미니 정원 만들기 등 환경을 생각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는 몰랐던 내용들을 많이 배웠다”면서 행사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벤댕이속알 딱지 보다 못한 우리지역 일부 정치인들의 의식에 한숨만 절로 나올 뿐이다. 정당이 다르면 밥도 같이 먹을 수 없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A단체 관계자는 “주최 측에서 환경 행사라며 도움을 요청해 순수하게 참여했다. 또 환경행사인데 참여하지 않는다면 단체의 이미지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이렇게 인식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런 걸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A단체의 행사 참여는 지극히 당연하다. 그럼에도 신성한 단체의 자유로운 활동에 정치인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정말 옳지 않다.

좀 과장된 표현을 쓰자면 군사정권시절보다 더 심해 보인다. 엄연한 월권행위에 해당돼서다. 선거가 끝났으면 그것으로 끝내라. 더 이상의 편 가르기 양상은 곤란하다.

편 가르기가 오히려 민심을 얻는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이천은 20만이 모여 사는 작은 도시다. 너나 할 것 없이 이웃이라는 얘기다.

비단 이번 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지역에선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군과 아군을 구분, 적을 최소로 고립시키거나 배제시키고 내편을 최대한 엮는 다는 발상은 사라졌으면 한다.

이번 일에 대해 한 시민(52)은 “아직도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인들 때문에 이천발전이 뒷걸음질 하는 것”이라며 “상생과 소통이 제대로 된 정치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패배의 아픔을 뒤로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는 미래도시포럼 L회장에게 한없는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차라리 이랬으면 어떨까 싶다. “고생 많습니다. 정말 좋은 일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아마 다른 지역에서의 이 같은 경우라면 많은 정치인들이 몰려와 축하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을 법하다.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이천의 미래가 밝을텐데…. 그리고 이천시민들의 선택은 옳은 것이 될 것이다.
양동민 기자  coa007@2000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