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보건소 방문건강팀 이천시 ‘건강지킴이’

발로 뛰는 건강지킴이

건강지킴이는 간호사 8명, 치위생사 1명, 물리치료사 1명으로 총 10명이다. 이들의 하루는 눈 코 뜰 새 없이 돌아간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취약계층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불편한 곳을 알아보고 방문건강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더불어서 지역사회자원과 연결하여 가정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연계 서비스를 구축해주는 것이다.

이들은 연계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일을 수행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수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병원비가 없어 수술을 못 하는 사람들에게 연계 서비스를 통해 지원금을 받도록 돕는다.

이들은 취약계층의 사후관리까지 잊지 않는다. 가령 고혈압 환자의 경우 보건소 외의 병원에서 약을 받아서 먹는다고 해도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이는 투약관리를 하기 위함인데, 제때에 약을 먹는지 확인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별 일상생활관리(식이습관, 운동)교육을 제공한다. 그런데 조절되지 않는 경우 그간의 내용을 관리 수첩에 기재하여 담당의에게 전달 되도록 도움으로써 제대로 된 치료를 받도록 돕고 있다.

이 외에도 간호사들은 취약계층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그들을 돕는다. 단순한 의료 서비스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관계 상담 등도 도맡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발로 뛰며 취약계층의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의료 서비스부터 상담 서비스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하는 건강지킴이 방문간호사들은 취약계층에게는 은인이자 가족이고 친구다. 간호사들 역시 취약계층에게 친어머니처럼, 친아버지처럼 애정을 가지고 대한다. 즉 이들은 유기적인 관계가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건강지킴이가 뽑은 Best of Best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방문간호사들 사이에 'Best of Best'로 꼽히는 사람이 두 명 있다.

그 중 한 명은 독거노인인 A씨. 점심시간이 되어 간호사들이 모두 모여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 길이었다. 갑자기 한 간호사의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번호를 확인해보니 A씨의 전화번호.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은 간호사.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살려줘'라는 절박한 목소리뿐이었다. 놀란 간호사들은 모두 A씨의 집으로 출발했다.

A씨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쓰러져 있는 A씨. 놀란 간호사들은 A씨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심근경색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는 다행히도 간호사들의 빠른 대처 덕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평소 A씨가 핸드폰에 방문간호사의 번호를 1번으로 기록하여 위험한 상황에서도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다.

다음으로 Best of Best 두 번째는 송정동에 살고 있는 B씨다. B씨는 하반신마비에 욕창까지 걸려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B씨는 욕창이 너무 심해져 병원에서도 치료하기를 포기해 퇴원하고 집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런 그를 치료하기 위해 방문간호사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욕창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간호사는 수술을 받아야겠다고 판단하고 창전동 사회복지사에게 연계하여 긴급의료비를 지원받았다. 이후 엉덩이를 성형하고 욕창이 사라지자 B씨는 새 삶을 찾았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아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런데 B씨는 컴퓨터에 능숙했기 때문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그 홈페이지에 방문하던 사람들 중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보건소 불임지원사업 연계를 통해 쌍둥이 아이들을 낳기까지 했다. B씨 역시 하반신마비에 욕창까지 있었지만, 건강지킴이 방문간호사들을 만나서 새 삶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이천시보건소 방문건강팀 박흥미 씨는 “욕창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낳은 B씨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적은 인원으로 힘들게 일을 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사례들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힘든 환경, 그 틈새에서 느끼는 보람

현재 건강지킴이 방문간호사들은 비정규직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취약계층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불철주야로 뛰어다니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여건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어려움은 인건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얼마 후에는 호봉제로 바뀐다고 하지만, 현재까지는 일당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흥미 씨는 "취약계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방문간호사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계속근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근로조건이 개선된다면 방문간호사들이 훨씬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지킴이 사업을 민영화하겠다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건강지킴이 사업을 민영화한다면 인력관리의 어려움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업예산을 느슨하게 쓸 수 있고 인력 역시 낭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기라면 과도기라 할 수 있는 시기에 방문보건팀이 이룩한 성과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매년 맞춤형 방문건강 사례관리 발표대회가 개최되는데, 이들은 2008년 전국대회에서 동상을, 2010년 경기 남부권 27개소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천시의 방문건강팀은 타 시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많은 경기도 지자체에서 이천시 방문건강팀을 모델로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박흥미 씨는 “이는 간호사들이 모두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취약계층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그들의 안전망 역할을 충분히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의 : 이천시 보건소 방문보건팀 (031) 644-4083

한송이 기자(uh07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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