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국민 모두 각자 찬성과 반대에 논리와 명분이 있을 것이다.
지난 7월25일과 8월1일에는 여주군 농협 앞에서 4대강 공사를 반대한다는 여주 주민들의 작은 집회가 있었다. 그러나 집회가 열리기도 전에 그 집회 장소에는 4대강 찬성단체와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서 4대강 반대집회를 방해했다. 욕설은 기본이고, 준비한 현수막, 피켓, 사진전 판넬들이 모두 부서졌다.
하지만 평화 집회를 보장하고 집회 방해 행위를 제지해 달라는 집회 주최측 요구에 경찰관계자는 집회 이후 고소고발에 대한 사후조치만 할 뿐이라며 방관했다. 장기 점거 농성중인 이포보 현장 상황 또한 집회가 있을 때마다 4대강 찬성 측의 방해로 현장에 있는 환경운동연합 상황실 집기와 천막이 파손, 강제철거 되고 유원일 국회의원이 각목으로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여주에 사는 시민단체 여성회원이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또한 상황실 주위에는 오물이 투기되어 더운 날씨에 냄새가 진동하고 계속되는 확성기 선무방송으로 골이 아플 지경이다. 찬성 측의 현수막들은 거리를 빼곡히 메우고 주변 음식점을 비롯한 상가에는 4대강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물건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똑같은 문구들이 걸려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허가를 받은 평화적 집회가 이렇게 유린될 수 있는지, 또한 민주국가에서 얼마든지 국민으로써 또한 주민으로써 국가 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음에도 무조건 상대방을 적으로, 타도의 대상으로 증오만 하는지 갈수록 깊어가는 주민들 간의 갈등과 불신에 참으로 가슴 아플 뿐이다.
정부는 여러 가지 명분을 들어서 죽어가는 강을 살린다며 4대강에 16개의 보를 만들면서 강바닥을 준설하는 공사를 일제히 착공해서 계속 강행중이다.
4대강 공사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야당, 종교계, 시민 사회단체들은 죽지도 않은 강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 공사 강행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와 거짓들을 결단코 막아야 한다며 집회와 농성중이다.
반면에 4대강 찬성측은 그동안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 보호로 인한 각종 규제로 피해를 감수하며 살아온 여주지역에 4대강 공사로 인한 지역발전(?)과 지역 공동체의 이익 내지는 지가 상승으로 인해 얻어질 사적인 이득. 그리고 3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데 중단할 수 있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찬성과 반대 측의 입장차는 차분한 만남과 토론과 대화를 통한 출구를 모색해야 함에도 그 해결점은 전혀 보이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주민들의 찬반 이해를 조정하고 중재해야 할 여주군청은 “남한강을 사랑하는 여주 사람들의 모임”에서 수차례에 걸친 여주군민의 4대강 공개 토론 개최요구에 지금까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공무원 조직과 관변 단체들을 통한 찬성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의 갈등을 방관 또는 조장하기까지 한다.
지금이 권위주의 시대도 아닌데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언제까지 대다수 국민들의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찬성 쪽 주민들만 접촉하며 그들의 일방적인 논리에만 귀를 기울일 것인가.
이러한 소통부재와 일방적인 밀어붙임은 사회통합과 사회 모든 영역에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가 공허하게 들려질 뿐이다.
몇 천 년 몇 만 년을 흘러온, 그리고 앞으로 흘러가야할 저 생명의 남한강이 일부 여주 사람의 것만은 아닐진데 오늘도 외지인들은 여주를 떠나라고 고함을 치며 억지를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곳저곳 가는 곳마다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심한 욕설을 하며 “빨갱이들은 김정일에게 가서 살라”고 하는 찬성 측 일부 사람들의 언행을 보면서 얼마 전 고위 외교당국자가 한 막말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가까운 이웃이며 형제이며 친구인 지역 주민들이 상대방과의 토론도, 주장도 들을 이유도 여유도 없다는 듯이 무조건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 주장을 좀 더 귀담아 들으며 서로 배려하고 함께 생각해보고 설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길 기대한다.
정부 또한 국민들의 뜻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서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가운데 친환경적이고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4대강 공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4대강 공사를 재검토하고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주길 간곡히 바란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무더위 속에 약간의 물과 미숫가루로 연명하며 콘크리트 교각 위에서 한 달째 고공 농성중인 환경운동 활동가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교각에서 늘어뜨린 펼침막도.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는데.. ※외부인사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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