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질 수 없는 아주 값진 것을 얻었다. 수치만 보더라도 억 소리가 절로 난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전 세계에서 25개 도시에만 지정되는 것인데, 그 중 하나가 이천이라는 것이다. 25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지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전 세계에는 약 180개의 나라가 있다. 아직 나라인지 도시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곳까지 포함하면 약 235개의 나라가 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평균적으로 각 나라에 도시가 10개씩만 있다고 생각해도 2350개다. 도시가 50개씩 있다고 하면 11750개로 만 개가 훨씬 넘어가는 수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는 몇 개의 도시가 있을까? 지구본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도 74개의 도시가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보다 몇 십 배는 큰 여타의 나라에는 얼마나 많은 도시가 있다는 것인가. 셀 수도 없을 것이다. 몇 만, 혹은 몇 십만 개의 도시 중 경기도 이천이 뽑혔다.

이천이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되기까지는 오랜 여정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계도자비엔날레와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이 두 가지 행사는 이천을 세계로 알리고 세계인들을 이천으로 끌어들이는 데에 공헌했다. 뿐만 아니라 이천은 공예산업의 집산지로서 많은 공예인들이 살고 있고 한국세라믹기술원, 도예전문고등학교, 도자전문도서관 등 도자기를 육성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들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이천시가 창의도시로 지정됐다는 것은 이천의 문화적 자산과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천시의 도시브랜드 가치와 품격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천시로 몰려들 것이며 문화관광 산업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곳곳에 이천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는 현수막이 붙었다. 그런데 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시에서 알아서 할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알아서 할 일'이다. 도자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천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됨에 따라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이천에 집중될 것이다. 그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런데 이때 이들이 과연 도자기만 구경하고 돌아갈까? 아니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간식도 먹을 것이다. 그것들은 모두 시민에게로 돌아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시가 발전해야 우리가 발전한다. 지금과 같이 나 몰라라 할 일이 아니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창의도시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시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도움은 이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아주 사소한 것을 말한다. 품격 있는 이천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시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노력이 진정한 이천을 만든다.

오늘부터라도 시의 정책에 관심을 가져보자. 그게 나를 위하는 일이고 시를 위하는 일이며 나아가서는 나라를 위한 일이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