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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그것이 위험하다

이천저널l승인20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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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전통적인 생활로 돌아가려고 아우성이다. 자연의 소중함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개척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하나라도 더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시대가 아닌, 옛 것을 더 잘 익히는 온고지신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본래 서양과 달리 자연과 공존하며 살던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배려는 눈을 씻고 살펴봐도 찾을 수 없다. 자꾸만 우리 전통 문화가 무시를 받고 있다. 언제부턴가 서양의 것을 숭배하면 멋있는 것이고, 우리 것을 숭배하면 유행을 따르지 못하는 것이 됐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실제로 우리 주변에도 전통을 죽이는 일이 알게 모르게 생기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월초등학교 거북놀이.

거북놀이는 온 마을을 돌아다니는 마당놀이 형식의 민속놀이다. 즉, 거북놀이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악기를 두드리며 흥을 돋우는 것뿐만이 아니라 온 운동장을 누비며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북놀이를 연습하기에는 대월초등학교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대월초등학교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10년 가까이 민속놀이 전통계승학교로 선정됐다. 그런데 올해는 거북놀이가 경기도무형문화재 50호에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월초등학교는 민속놀이 전통계승학교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로 인해서 학생들은 하마터면 거북놀이를 계속하지 못할 위기에까지 처했었다. 어찌 할 바를 몰라 전전긍긍하던 차에 거북놀이보존협회에서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덕분에 학생들이 거북놀이를 배울 수 있게 됐지만, 매년 타 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거북놀이를 알렸던 것은 무산됐다.

열악한 환경은 그뿐만이 아니다. 후덥지근해진 날씨 탓에 운동장에서 거북놀이 연습을 하다가는 학생들이 쉽게 지치기 일쑤인 것이다. 또 어쩌다가 비나 눈이라도 한 번 오면 그 날 연습은 그걸로 끝인 셈이다.

학교 뒤편에 있는 거북놀이연습장은 콘크리트바닥이 전부다. 주변에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심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한 눈에 봐도 열악하다. 이곳에서 연습을 하려면 무더운 땡볕과 습해진 공기를 모두 참고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그나마 있는 이곳마저도 교직원들의 주차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도대체 어떻게 연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더운 여름을 피해서, 비를 피해서 학교 내 빈 교실에서 연습하기 일쑤다.

하지만 이것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거북놀이에는 상모를 돌리는 학생들도, 근처를 맴돌며 뛰노는 학생들도 필요한데, 교실에서 연습할 경우엔 이들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거북놀이를 계승하겠다는 아주 기특한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그 학교 측에 그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지원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거북놀이를 위한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월초등학교는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묘안을 생각해냈다.

마침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식당을 개축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식당 건물이 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식당으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거북놀이 연습장을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그런 계획만 있을 뿐 실행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의 예산 1억원이 필요한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전통을 계승하려는 것뿐인데, 뭐가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만약 대월초등학교가 재정적인 여건에 못 이겨서 거북놀이의 전통 계승을 포기해 버린다면, 우리는 거북놀이를 어디서 봐야한단 말인가.

전통은 가만히 둔다고 알아서 계승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하며, 또 그와 더불어 전통을 보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절대 지금의 대월초등학교처럼 전통을 계승하려는 자가 있는데도 계승되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월초등학교에서 하루 빨리 식당을 개 보수하여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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