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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한나라 49% 민주 41%

김 문 환 이천저널l승인201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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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고, 아쉬움도 많았던 6.2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2008년 4.9총선이 끝난 뒤부터 이 노래를 가끔 떠올리곤 합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관객은 열띤 연기를 보고 때론 울고 웃으며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착각도 하지만, 끝나면 모두 떠나버리고...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 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선거를 치러 본 사람이 만든 노래가 아닌가 여겨질 정도랍니다. ‘샤프’라는 혼성그룹이 부른 7080 애창곡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애상적인 가사와 선율에만 공감하기에는 선거 치르시느라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분들이 느끼는 현실은 늘 너무 엄혹하지요.

“경기도의회를 민주당이 완전 장악했다”. 6월 3일 [연합뉴스]의 기사제목입니다. 민주당이 광역 단체장을 한나라당보다 더 배출하고, 서울시 구청장 25곳 가운데 21곳을 싹쓸이하고, 경기도 기초자치단체장도 한나라당보다 더 많이 배출해 지방권력 대이동 현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제 귀에 잘 들리지 않습니다. 경기도의회 의원 124명 가운데 민주당이 76명으로 한나라당 42명을 제치고 집권정당이 됐다는 소식만이 뇌리에 남습니다. 이천에서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경기도의원 선거 1선거구(창전,중리,관고,증포,백사,신둔,호법,마장)에서는 한나라당 오문식 후보가 1만6천616표(37.22%)를 얻어 민주당 이규화 후보의 1만4,620표(32.75%)를 눌렀고, ▲도의원 제2선거구(부발,대월,모가,설성,율면,장호원)는 한나라당 윤희문 후보가 1만3,248표(44.49%)를 얻어 민주당 김학인 후보의 1만722표(36.01%)를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김학인 3선 시의원, 이규화 여성후보가 심혈을 기울였고, 저 역시 열심히 유세에 나선 만큼 꼭 승리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선거여서 아쉬움이 큽니다. 문제는 민주당이라는 당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경기도의회를 통한 예산확보라는 측면에서 이천의 실리입니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이 1명이라도 당선돼 도의회에 들어간다면 어떤 식이든 앞으로 이천 시민 다수가 원하는 정책결정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이천 발전을 위한 예산을 가져오기 수월할 텐데요. 경기도의회에 민주당 의원이 없어 이천 발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하게 된 점 안타깝습니다. 지난 2006년 때처럼 이천 시의원 9명 가운데 7명을 한나라당이 독점해 시 집행부의 그릇된 예산집행이나 정책결정을 바로잡아줄 수 있을지도 걱정이 앞섭니다.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나아가 이천시 발전을 위해서도 특정 정당에 집행부 권력과 의회 권력을 모두 넘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많은 권한을 갖는 권력이 견제를 받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부패와 결탁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인접 이웃사촌 여주군 의회의장과 군수의 뇌물 관련 사건은 이를 잘 말해 줍니다.

하지만, 새로운 희망의 싹도 봅니다. 먼저, 이천시 정당 비례대표 투표 결과입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49%, 민주당 지지율이 41%입니다. 이제 더 이상 이천은 한나라당 아성이 아닙니다. 역량 있는 인물을 적재적소에 잘 공천하고 평소 부지런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민주당도 승산이 있다는 통계적 뒷받침입니다. 민주당 당선을 넘어 한나라 2명, 민주당 1명의 공식을 깨고, 민주당 2명의 가능성도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미리 알려 줍니다.

이점은 여주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실 이번 선거에서 저는 민주당의 후보 공천방식과 과정에 동의할 수 없어 더 맑은 정당 정치문화 조성, 지역민의 바른 정서와 정의가 반영되는 풀뿌리 지방자치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위원장을 사퇴하고 평당원으로 이천과 여주의 민주당 후보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지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단체장 후보를 낸 여주에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유세에 나섰습니다. 3명을 뽑는 여주군의원 가선거구의 경우 민주당 후보 2명이 시종 2, 3위를 지키다 막판 120표 차이로 아깝게 3위 후보가 4위로 내려 앉는 등 더 이상 한나라당 2명 당선의 공식이 성립하지 않을 것이란 징후를 보였습니다. 여주 도의원 역시 1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 3% 690표 차이로 아쉽게 패해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렸습니다.

정당보다 인물과 정책을 중히 여기는 능력 있는 정치문화를 위해 더 광범위하게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번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하신 모든 후보와 관계자, 그리고 유권자 여러분께 이런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맺고자 합니다. 막스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밝힌 정치인의 조건입니다. “자신이 제공하려는 것에 비해 세상이 너무 어리석고 비열하게 느껴져도 좌절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할 능력이 있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질 수 있다.”
이천저널  icjn@par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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