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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자유다

이천저널l승인2017.10.24l수정2017.10.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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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백상 편집국장

요즘 일부 정치꾼들은 과거 보수텃밭이었던 이천이 지난 19대 대선 이후 진보정당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이천지역 대선 투표결과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1만표 이상 이긴바 있고, 지난 총선에서 한국당 송석준 후보가 민주당 엄태준 후보를 1만표 가량 이겼다. 산술적 논리로 단순하게 접근하면 정치꾼들의 분석이 크게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지난 10여 년 간 극심한 인물가뭄현상을 빚던 민주당에 후보자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보수당에서 건너온 인사, 고민 끝에 집권당을 택한 인사, 갑자기 수원에서 날아온 인사, 공무원 명예퇴직 후 곧바로 달려온 인사도 있다.

민주당에선 대동소이 지지율 속에 집권여당 프리미엄까지 누리게 됐으니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란 수식어가 그렇게 낯설지 않을 터.

그렇다면 마침내 오랜 세월 보수텃밭 구도가 무너지고 명실상부한 이천=민주당 시대가 열릴까. 민주당에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근래 치러졌던 선거결과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한국당이 이긴 총선에서는 안철수가 없었고, 민주당이 이긴 대선에서는 안철수가 있었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이천에서 무려 26,695표(22.02%)를 받았다. 선거판을 뒤흔들고도 남을 만큼의 표심이다.

많은 사람들은 안 후보에게 몰린 표 대부분이 중도층과 국정농단에 등을 돌린 보수층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쯤에서 정치상황 변화를 가정해보자. 만약 내년 시장선거에 국민의당 후보자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말 안 해도 어느 쪽이 유리한지 금방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안철수 표에 함정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유는 또 있다.

민주당 조병돈 시장을 탄생시킨 제6회 지방선거 투표결과를 보자. 조 시장은 당시 새누리당 김경희 후보를 915표 근소한 표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중요한 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문환 후보가 19.67%를 가져갔다는 점이다.

당시 김 후보는 야권성향으로 분류됐지만 그가 획득한 표를 보면 중도표심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도지사 선거 이천지역 투표결과를 보면 두드러진다.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12,689표 차이로 이겼다.

지금의 한국당은 당시 선거에서 시장선거는 졌지만, 도지사 선거와 도의원 선거에서는 큰 표차이로 승리했다. 즉, 당시의 김문환이 현대판 안철수와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고도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일까.

현재 한국당은 지방자치단체의 꽃이라 불리는 시장자리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고 있다. 송석준 국회의원의 ‘재선가도’와도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보수층 결집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과연 언제 적 민주당인지 묻고 싶다. 마치 공천만 받으면 다 된 것처럼 중앙당 ‘빽’ 운운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다니는 일부 후보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방선거의 ‘몹쓸병’이 또 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 발전에 대한 고민과 대안 없이 그저 정당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선거행위가 우리지역에서 만큼은 뿌리내리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여성 전략공천으로 이천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과거의 새누리당을 답습하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적어도 자유한국당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 정도는 하면서 선거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착각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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