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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集團思考)가 집단사고(集團事故)를 일으킨다???

이천저널l승인2017.10.24l수정2017.10.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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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근
이천발전연구원장
전)경기도 기획조정실장

미국 사회심리학자 ‘어빙 제니스’가 1972년 처음으로 ‘집단사고 (Group thinking)’ 위험성을 지적했다.

“강력한 리더가 있고 이를 따르는 동질성과 응집력이 높은 우수한 집단에서, 자칫 엉뚱한 결론을 도출 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여럿이 모여서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론인 집단사고(集團思考)가 대형사고인 집단사고(集團事故)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속력이 강한 조직일수록 점차 다른 의견에 대해 무시하고 배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조직의 리더가 카리스마가 있고 그동안 실패보다는 성공이 많았던 경우 그런 경향은 더 심하다. 조직전체가 리더의 입만 쳐다보거나 리더의 조그마한 언급에 쉽게 동화되어 만장일치로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케네디의 쿠바침공 실패

가장 잘 알려진 집단사고의 사례는 ‘존 F 케네디’가 쿠바 ‘피그스만’를 침공한 사건이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3개월도 안 된 1961년 4월,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하려고 쿠바 망명객 1,400명을 훈련시켜 침공을 감행한다. 사흘 만에 100여 명이 죽고 1,200명이 생포된다. 미국을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만든 이 무모한 침공 작전은 집단사고의 위험을 알리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케네디 대통령과 국방장관, 법무장관, 안보보좌관 등 하버드대학 출신들이 똘똘 뭉쳐 침공 결정을 내리는 동안 반대 의견은 없었다.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역사상 가장 우수한 사람들이 모여서 가장 치졸하고 수치스러운 군사작전을 결정했고 가장 참담하게 실패한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직 내에 전문적인 ‘딴지걸기’를 두어야 한다. 일부러라도 반대 주장을 펴는 사람이 있어야 집단사고를 피할 수 있다.

세종대왕과 ‘딴지걸기’ 끝판왕 허조

세종대왕 시대의 이조판서 허조는 ‘딴지걸기’의 끝판왕이었다. 그는 대쪽 같은 반대론자로서 토론전체가 집단적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한계와 단점을 지적하는 역할을 맡았다. 토론 전체가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오류를 범하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당연히 ‘딴기걸기’ 수행하는 허조는 논쟁이 되는 사안을 정확히 꿰뚫어 보아야 했다. 반대로 찬성하는 사람들은 허조가 내놓는 반대 논리를 성공적으로 방어해야만 했다. 세종과 허조의 태도에도 주목해야 한다.

토론을 좋아하는 세종조차도 “고집불통이네!”라고 화를 내면서도 늘 끝까지 그의 의견을 경청했다. 허조가 제기한 문제점을 해결한 후 정책을 집행했다. 허조 역시 일단 결정된 이후에는 더 이상 반대하지 않고 정책시행에 최선을 다했다.

지방자치단체 내에서도 ‘딴지걸기’는 필수조건

지방자치단체의 최대의 목적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제도나 규범을 바꾸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변화나 개혁의 긍정적인 효과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빛은 최대화하고 그림자는 최소화해야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 정보권을 쥐고 있다. 무심히 던지는 말 한마디에 의사결정의 방향이 제시된다.

정책적 성공은 과장되기 쉽고 정책적 실패는 덮어지기 쉽다. 그것이 수 년 이상 누적되는 경우 공적조직은 집단사고의 위험으로 치닫게 된다. 자치단체장은 정책추진에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크던 작던 모든 결정에서 반드시 ‘딴지걸기’의 임무와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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