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석 내과전문의 한결내과(원장)

2007년도 비구아나이드계와 설포닐유리아계로 대표되던 당뇨약 시장에 자누비아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등장한 이래 많은 당뇨약이 출시되었으나 자누비아 만큼 혁신적인 당뇨약은 없었다. 자누비아는 비구아나이드계로 조절이 안 되지만 설포닐유리아계로는 저혈당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당뇨약으로 엄청나게 인기가 좋았다. 비구아나이드계열은 소화불량,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고 설포닐유리아계는 저혈당이라는 엄청난 부작용이 있었지만 자누비아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의사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여러 당뇨 신약들이 출시되었지만 자누비아 만큼 혁신적이지는 못했다.

2014년도 미국 FDA에서 자디앙이라는 약이 승인되면서 과연 자누비아를 능가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내분비 내과 의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자디앙은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을 내보냄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약으로 다뇨, 빈뇨 등의 부작용과, 소변에 포도당이 많아 세균 번식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질염 방광염 요도염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저혈압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신장기능이 저하된 사람과 75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제한점도 있어 발매 초기에는 자누비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물론 자누비아처럼 아무 환자에게 써도 될 만큼 안전한 약은 아니지만 2가지 장점이 있어 실력 있는 의사가 환자 군을 잘 골라 사용한다면 자누비아 이상으로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이다.

첫 번째 장점은 체중감량이다. 포도당이 소변으로 대량 배설이 되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지 않고도 체중감량이 생긴다. 자기 체중의 5-10% 정도의 체중감량이 오면서 체중 감량으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고, 당뇨 조절이 추가로 더 잘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지게 된다. 비구아나이드 계열의 당뇨약이 살 빠지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 효과가 미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중감량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체중감량 효과를 체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역질이나 설사 등의 부작용으로 약을 기피하게 되는 반면, 자디앙은 빈뇨의 불편 외에는 다른 큰 불편사항이 없고 혈압약을 줄여주게 되므로 한번 효과를 보신 분들은 대부분 약을 계속 복용하고 싶어 한다.

두 번째 장점은 심혈관계 안정성이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3-4배 정도 더 높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디앙은 당뇨 약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 입증되었고,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의 위험도를 38%,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32% 감소시킨다는 것이 입증돼 치료 효과 면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당뇨약 보다도 좋은 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누비아와는 달리 아무에게나 사용할 수 없고, 치료 효과가 좋을 만한 환자를 선택해서 사용해야 되고 지속적으로 부작용 발생여부를 모니터링 해야 하며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할지 중단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므로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의와 상의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