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주 시인. 독서논술지도사 꿈나라서점(대표)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 무얼 하고 있을까?

국가는 아이들을 위해 어떤 교육정책을 준비할까?

지구촌 어린이들은 얼마나 자긍심을 갖고 살까?

가을이다. 풍성한 추수의 계절이 다가왔다. 농부들의 땀과 노력이 가을하늘 아래서 결실을 거둬들이고 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독서 향기도 풍성하게 전해온다. 도서관이나 가까운 서점에도 가을을 준비한 책들이 펼쳐져 있다.

착상이란 무엇일까? 착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나 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생각이나 구상 따위를 잡음’이다.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여러 가지 구상을 하게 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얼 해야 하나’를 구상하다보면 복잡한 생각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떤 사람들은 <착상>을 시인들의 용어라고 말한다. 필자는 <착상>은 시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독서에서 필요한 단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는다. 반복해서 책을 읽는다.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독서에 담긴 이야기들을 깊이 탐독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색이란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도 사색은 필요하다. 어떤 사물을 관찰하기 위해서도 사색은 필요하다. 필자는 시를 쓰기 위해서 자연을 깊이 사색한다. 글을 쓰고 다듬고 정리하기 위해서도 필자는 사색을 즐긴다. <사색>이 없는 글이나 시는 좋은 글감이라 보기 어렵다.

착상도 마찬가지다. 독서는 창작이 필요하다. 글을 읽는 수준에서 멈추는 독서가 아닌, 자기정리와 더불어 창의력으로 글을 다듬고 정리해야 한다. 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착상>을 통해 올바른 독서알기가 가능하다. 깊게 들여다보는 관점과 미리 생각해내고자 하는 착상들이 새로운 독서 알기로 자리 잡는다.

고등학교 2학년인 진아는 어려서부터 독서를 준비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4학년 2학기 시점에 <독서의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글의 흐름들을 파악하고 지문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동시를 쓰며 글을 알았고, 글짓기를 하며 산문의 흐름도 파악해 나갔다.

중요한 것은 5학년 무렵 진아는 이미 착상과 사색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독서 일지에 자신의 관점과 이해도를 실감 있게 써 내려갔으며, 글의 흐름을 잘 이해했고 고전이나 사설도 쉽게 정리하는 재치를 보였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독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전체적인 교과서 이해는 물론 소설도 잘 이해했다. 스토리 위주의 독서에 흥미를 붙이면서 다양하고 폭 넓은 독서로 발전해 나갔다. 고등학교 2학년 진아는 지금 진로를 향해 나가고 있다. 전 교과 성적이 우수함은 물론 공부벌레가 되었다. 역사에 대한 관심도 커서 처음 역사이야기 시절에 떠오른 착상들이 생각나나 보다. 질문을 다각도로 해서 역사가 왜 역사인지를 알게 한 제자다.

흔히들 말한다. “역사가 뭐에요?” 필자가 말하는 역사는 <이야기>다.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역사는 이야기다. 시대이야기를 비롯해 인물이야기, 왕 이야기, 사건 이야기 등 그 시대를 즐겁게 나누는 이야기다.

진아가 역사를 두고 진로를 정할 정도로 역사는 재미있다. 독서에서 착상을 통해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인가를 그리며 상상과 표현을 통해 정리하는 습관이 된다면 독서는 친구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친한 친구다. 친구처럼 우리가 착상하는 시간들을 즐겨보자. 길을 걷다가 보이는 관찰 대상이 있다면 멈춰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가을에, 풍성한 이 가을에 마음을 모아 독서를 정리해보자.

얼마 전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독서마라톤>이 열렸다. 시립도서관 주관으로 열린 독서 마라톤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독서 습관을 키웠다. 필자가 아는 임희선 시인도 도전해서 42.195㎞ 독서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참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외여행가이드를 하면서 틈나는 대로 쉬지 않고 40~50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소감문을 작성해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는 모습이다. 칭찬하고 싶다. 이렇듯 독서에는 훈훈한 미담들이 숨어 있다.

사색과 착상을 통해 독서이야기를 전개한다. 독서의 힘은 어쩌면 <깊이 생각하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매일 하루를 살면서 인간은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사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독서를 통해 학생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바꾸면 독서가 보인다. 꾸준하게 독서를 통해 자기발전을 이루어보자. 분명 독서의 힘을 알게 될 것이다.

[다음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