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주 시인. 독서논술지도사 꿈나라서점 대표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살아간다. 길을 걷다가 바로 발 앞에 떨어진 물체도 확인 못하고 지날 때가 있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지만 어쩌면 전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 아닐까. 목불식정(고무래를 보고도 정자를 알지 못한다)처럼 살아가면서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동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질문명사회는 정서가 없고, 획일화된 도시문명은 사람들 간 대화가 단절되는 모습이다.

1822년 뉴욕에 사는 클레멘트 무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성 니콜라스 방문>이라는 시를 썼다. 그 시에는 산타클로스가 순록 썰매를 타고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그때부터 산타클로스는 순록 썰매를 타는 할아버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크리스마스는 축제다. 어른들의 관점에서 보면 크리스마스는 상업성이 강하다. 무엇의 차이일까?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다. 순수하고 아름답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바라보는 모습이 동심이다.

독서 강의를 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난다. 학생들의 고민은 무얼까? 학습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회 모습에서 비치는 현상에 대한 고민들이 많다. 공부 위주의 사회가 되고 스마트폰 중독이나 게임 중독에 청소년들이 노출되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들이 적기 때문이다.

독서는 시작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간단한 습작부터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수필이나 소설보다는 단상처럼 하루 일과를 써 내려가면서 스스로를 정리해보는 게 좋다. 책을 선택하면서도 ‘무엇을 읽을까?’보다는 ‘어떤 책이 나에게 맞을까?’ 생각해보고 선택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토머스 네스트라는 화가는 1863년부터 20년 동안 잡지에 성탄절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토머스는 산타클로스의 포근한 느낌을 살리려고 통통한 볼과 배를 그려 넣게 되었다. 하얀 수염도 더 풍성하게 그렸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할아버지의 포근함을 살리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즐겁고 풍성한 이유는 이처럼 여러 모습들이 준비되고 동심을 그리고 있다는 데 있다.

창의적인 아이들의 사고는 언제나 진행형이다. 무언가를 찾아서 준비하고자 노력한다. 정체된 느낌이 아니라 여러 활동들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으로 세상을 활짝 열어간다고 한다. 독서 능력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생각하고 나누는 독서 활동은 새로움이다. 창조적인 생각으로 독서를 알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가미한 자기 정리다. ‘독서는 경쟁력이다’라는 말이 실감 나도록 현대사회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러기에 독서는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아니, 국가에서 조차도 독서는 미래를 향한 보배이다.

김승욱 작가가 쓴 현대소설 중 <움마 이야기>가 있다. 이 소설은 동심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외양간에서 송아지가 태어난 날 울음소리를 듣고 이름을 ‘움마’라고 붙였다. ‘움마’라는 어린송아지가 어른이 되어 하루 종일 농사일에 시달리고 나중에는 소 장수에게 팔려가 불고기가 된다는 아주 슬픈 이야기이다. 독자들은 움마 이야기가 사람들의 일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김승욱 선생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았다. 동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민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주인이다. 매일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하기를 반복하다보면 스스로 인생을 찾기가 힘들다. 그럴 때 시선을 돌려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독서는 참으로 재미있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고 나라와 세계를 알아간다.

온전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동심을 꿈꾸어 보자. 나이가 많아도, 적어도 생각의 차이는 동심으로 부터 나온다. 온전한 우리들 세상을 창조적인 독서로 이끌어보자. 동심은 내일을 향한 기본서이다.

[다음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