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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증과 유전자 가위

이천저널l승인2017.08.31l수정2017.08.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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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석
한결내과 원장
(내과 전문의)

2000년 4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대 LG 트윈스 경기가 한창이었다. 2회 초 2루 주자로 있던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포수인 임수혁이 갑자기 쓰러진다. 경기장에는 의사나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아무런 조치 없이 병원에 실려 간 임수혁은 식물인간이 되어 병상에서 10년간을 지내다 2010년 2월 7일 사망한다. 그의 사인은 비후성 심근증에 의한 부정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후성 심근증은 1958년 영국 병리학자가 처음으로 기술한 병으로 심장의 근육이 아무런 이유 없이 비후되어 운동 중 심근경색과 심실성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유전병이며, 인구 500명당 1명 정도의 유병율을 보인다. 젊은 운동선수의 급사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며, 1993년 4월 당시 연봉 900억 원의 보스턴 셀틱스의 레지 루이스 선수도 미 NBA 플레이오프 경기도중 실신하여 사망했는데 비후성 심근증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85%는 자기가 비후성 심근증인 줄 모르고 특별한 주의도 없이 살다가 운동 중에 갑자기 사망하여 죽은 뒤에야 비후성 심근증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2017년 8월 3일 국내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단장 연구팀이 제작해 제공한 유전자 가위로 미국 오리건주 보건과학대학(OHSU)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이 비후성 심근병증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인간배아 유전자의 유전자를 교정하여 비후성 심근증 변이 유전자가 자녀에게 유전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이 국제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단일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유전질환은 1만 가지 이상이다. 삼성가를 고통에 빠뜨린 샤르코 마리 투스 병을 비롯하여 다운 증후군, 섬유성 낭포증, 혈우병, 가족성 고지혈증 등등…. 유전자 가위에 의한 유전질병의 인간배아 유전자 교정의 성공은 전 세계의 유전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백만 명 환자들의 “내 자식만이라도 건강했으면…”하는 자그마한 소망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을 제공했다는 데 대해 엄청난 의미가 있다.

이 유전자 교정의 기술이 제2의 임수혁 선수, 제2의 레지 루이스의 비극을 예방하여 다시는 젊은 운동선수의 급사로 가족과 팬들이 슬픔과 비통함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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