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근 경기농식품진흥원장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말이 돼?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주인공 유지태가 한 말이다.

봄날이 가듯이 사랑도 변한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함께 했던 주인의 눈길과 체취, 사랑을 잊지 않는다.

변치 않는 사랑 때문인가. 어느새 애완(愛玩)에서 반려(伴侶)로 격상되었다. 가축(家畜)이 아니라 가족(家族)의 일원이 된 것이다.

반려동물로 바뀌면서 관련 산업은 선진국형이 된다. 크게 보면 사료산업, 용품산업,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지만 전문사진사, 애견옷 디자이너 및 미용사, 병원, 호텔, 카페, 보호센터, 장례서비스, 묘지, 펫튜터, 용품렌탈, 고령동물 도우미, 보험업, 테마파크, 전용방송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Point Isabel Regional Shoreline은 샌프란시스코 스카이라인을 즐길 수 있는 유명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공원으로 애견트레일, 미용시설, 카페, 장난감 가게 등이 있으며, 연간 50만 마리의 개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1896년에 건립된 뉴욕 하츠데일 묘지의 경우 약 7만5천여구의 개, 고양이 등이 묻혀 있으며 주인 700여명도 함께 잠들어 있다. 동물묘지로는 처음으로 2012년 미 국립사적지(NRHP)가 되었다. 미국의 반려동물 묘소는 무려 800개소에 이른다.

일본 고베의 Dog Resort Woof는 애견 테마리조트로 훈련장, 수영장, 도그런 등의 체험공간이 있으며 연간 7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일본의 반려동물 보험 판매실적은 60여만 건(2011년)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증가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약 2조원 정도로 2020년에는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농협경제연구소). 유기동물 발생증가와 같은 사회적 문제도 있지만 반려동물 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분야가 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이천과 같이 각종규제가 많은 도농복합도시 발전을 위해 반려동물은 신성장산업(新成長産業), 신수종사업(新樹種事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산업적, 사업적 관심과 함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이야기다.